1975년 사이공 철수, 2021년 카불공항 대혼란 이미지 흡사
중국 관영 매체 '미국이 대만 지켜주지 않는다' 주장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와 회담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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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와 회담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진입한 이후 벌어진 광경은 1975년 베트남 사이공(호치민시)에서 벌어진 아비규환을 연상케 한다.
미군 헬기가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실어 날랐고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는 미군 수송기에 몸을 실으려는 아프간인들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최대 탑승 인원이 134명인 미군 수송기에 640명이 탔을 정도다.
전쟁을 일으킨 지 20년 만에 쫓기든 철수하는 미군과 돈 가방을 들고 다른 나라로 튀어버린 아프간 대통령의 모습은 월남 패망의 마지막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이 모습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미국은 큰 망신을 당하고 있고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 최강 국가 미국이 만들어낸 어이없는 상황은, 특히 중국에 대만 문제와 관련해 더없이 좋은 공세와 선전의 소재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이 월남을 버리고 아프간에서 철수했듯이 대만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미군이 버린 어제의 월남, 오늘의 아프간이 내일 대만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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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애국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에서 양안 전쟁이 일어나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제압하려 할 경우 미군의 개입은 현재의 현상 유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쉽지 않고, 아프간이나 시리아, 월남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보다 훨씬 큰 결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일각에서 미국이 아프간과 달리 대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미국이 대만전쟁에 휘말려 이길 가능성이 없다며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이 발생하면 대만의 저항군은 곧바로 무너지고, 미군은 오지 않고, 정권을 잡은 민진당 당국은 투항할 것이고, 개별 고위 관리들은 비행기를 타도 도주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20년 전쟁의 초라한 종식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미국의 약속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와 관변 학자들의 이 같은 주장과 분석은 대만과 외부 세계를 겨냥한 일방적인 선전에 가까울 수 있다. 미국에 아프간의 지정학적 위치도 중요하지만 대만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은 차원이 다르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 위해서인데 대만과 아프간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만은 아프간처럼 무력하지도, 가난하지도, 분열되지도, 부패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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