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정부 구성 논의에 다른 정치세력 포함"
"탈레반 합법 정부 인정은 서두르지 않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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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AFP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자국 서부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아프간의 다른 대표들도 정부 논의에 참석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며 "탈레반이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우리는 현재 그들에게서 긍정적인 신호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프간이 정부 구성 논의를 할 때 모든 정치, 민족, 종교 단체들이 참여하는 포괄적인 국가 대화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일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가니스탄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6일 러시아 에코 모스크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탈레반 통제 하의 카불 상황이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시절보다 낫다"고 말했다.
지르노프 대사는 "어제(15일)는 정권이 붕괴해 무질서했고, 권력공백이 느껴졌으며, 약탈자들이 거리로 나왔지만, 현재 카불 시내는 평화롭고 모든 게 진정됐다. 등교도 재개했고, 여학생들도 학교에 다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의 행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르노프 대사에 따르면 탈레반 전사들은 비무장 상태로 카불에 진입해 정부와 미군에 항복을 요구했다. 이후 가니 대통령이 도주하자 탈레반 무장부대가 들어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가니 대통령은 지난 15일 아프간을 출국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아프간 특사인 자미르 카불로프도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레반과 관계를 구축하려는 러시아의 오랜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지난 7년간 탈레반과 접촉해온 것은 헛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탈레반이 결국에는 아프간의 미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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