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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최연소 노벨평화상 말랄라 “탈레반이 여성권리 존중? 국제사회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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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총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파키스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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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점령 후 기자회견에서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던 파키스탄 출신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24)는 “아프가니스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말랄라는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실은 기고문에서 “지난 20년간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 그들이 약속받은 미래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말랄라는 탈레반의 총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인물로, 15살이던 2012년 하굣길에 탈레반 조직원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영국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살해 위협에 굴하지 않고 여성과 어린이 교육권에 앞장선 공로로 2014년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됐다.

그는 마을을 점령한 파키스탄탈레반(TPP)의 눈을 피해 옷 속에 책을 숨기고 두려움에 떨면서 등교하던 과거를 언급하면서 “내가 15살 때 탈레반은 학교에 갈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날 죽이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 든 남자들이 나를 규정하는 삶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며 “아프간 여성들은 수업을 듣지 못하고 책을 읽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절망에 빠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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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훌라 무자히드(가운데)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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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일부 탈레반 인사들이 여성이 교육받고 일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여성 인권을 폭력으로 탄압한 탈레반의 역사를 고려하면 아프간 여성들의 두려움은 현실”이라며 “이미 여성들이 대학과 직장에서 쫓겨났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말랄라는 “역내 강국들이 여성과 어린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피란민들에게 문을 열고, 난민 어린이들의 학교 등록을 허락하며, 캠프와 정착촌에 임시 배움터를 세워야 한다”며 “아프간 여성과 소녀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집권 하에서 여성들이 억압받았던 과거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탈레반 대변인은 여성의 취업과 교육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 여성 권리를 존중할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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