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관계자 "예전같이 인권 침해 반복하면 승인 어려울 것"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탈레반 주도로 아프가니스탄에 수립될 새 정부 승인을 현재로선 보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탈레반이 이끄는 새 아프간 정부의 승인 문제와 관련, 탈레반 정부의 정책 방향과 미국 및 유럽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판단할 예정이다.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비호했던 옛 탈레반 정권은 당시 미국의 군사 공격으로 축출될 때까지 여성 교육 금지와 공개 처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당시에도 탈레반 정부 승인을 보류하는 입장을 취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예전과 같은 인권 침해를 반복하면 승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군이 철수한 후에도 탈레반 정권이 다시 들어선 아프간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01년 이후 지뢰 제거, 옛 탈레반 무장요원들의 사회복귀, 병원·학교 건설 등 폭넓은 분야에서 아프간의 부흥과 민주화를 지원해 왔다.
일본 정부가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간 지원을 계속하려면 탈레반 주도의 새 정부 승인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전날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정세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는 말에 "국민(일본인)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국익에 근거해 미국 등 관계국과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는 사실상 미국 등 서방권 국가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따라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 올해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7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전화 협의를 통해 급변한 아프간 정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G7 정상 간의 화상회의를 내주 중에 개최하기로 했다.
G7 회원국인 일본은 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에 맞춰 아프간에 대한 외교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소재한 자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한 뒤 대사관 직원 12명 전원을 17일 우방국 군용기 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대피토록 했다.
일본 정부는 터키에 임시사무소를 개설해 아프간에 잔류한 사람들과 연락체계를 유지하는 등 자국민 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아프간 치안 상황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경찰관 급여를 지원해 왔다며 올해도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82억 엔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일본의 원조가 동결되면 탈레반 측에도 타격이 된다고 분석했다.
parksj@yna.co.kr
1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탈레반이 이끄는 새 아프간 정부의 승인 문제와 관련, 탈레반 정부의 정책 방향과 미국 및 유럽 주요 국가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판단할 예정이다.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비호했던 옛 탈레반 정권은 당시 미국의 군사 공격으로 축출될 때까지 여성 교육 금지와 공개 처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당시에도 탈레반 정부 승인을 보류하는 입장을 취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예전과 같은 인권 침해를 반복하면 승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아프간 2대 도시 칸다하르 시내 순찰하는 탈레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군이 철수한 후에도 탈레반 정권이 다시 들어선 아프간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01년 이후 지뢰 제거, 옛 탈레반 무장요원들의 사회복귀, 병원·학교 건설 등 폭넓은 분야에서 아프간의 부흥과 민주화를 지원해 왔다.
지난 20년간 일본 정부가 아프간에 이렇게 쏟아부은 돈은 약 7천억엔(약 7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간 지원을 계속하려면 탈레반 주도의 새 정부 승인이 전제될 수밖에 없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전날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정세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대응을 묻는 말에 "국민(일본인)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국익에 근거해 미국 등 관계국과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는 사실상 미국 등 서방권 국가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따라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주요 7개국(G7) 올해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7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전화 협의를 통해 급변한 아프간 정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G7 정상 간의 화상회의를 내주 중에 개최하기로 했다.
G7 회원국인 일본은 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에 맞춰 아프간에 대한 외교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소재한 자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한 뒤 대사관 직원 12명 전원을 17일 우방국 군용기 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대피토록 했다.
그러나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일본인 여러 명은 본인 희망에 따라 아프간에 남아 있다.
일본 정부는 터키에 임시사무소를 개설해 아프간에 잔류한 사람들과 연락체계를 유지하는 등 자국민 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아프간 치안 상황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경찰관 급여를 지원해 왔다며 올해도 유엔개발계획(UNDP)을 통해 82억 엔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일본의 원조가 동결되면 탈레반 측에도 타격이 된다고 분석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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