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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철수 美, 서태평양서 역대급 훈련…'中 억제'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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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국·일본 등과 냉전시대 이후 최대 규모 군사 훈련

'중동→亞' 군사전략 변화 방증…아프간 철군 여파 우려

뉴스1

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1~5일 일본 간토 지방 남방 및 괌 북방 서태평양 해상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사진 맨 앞부터 미 해군 구축함 '존 S. 매케인',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시라누이 하루사메 (일본 해상자위대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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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의 해외 군사 전략의 초점이 20년 만에 중동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파죽지세로 점령한 가운데 미국은 최근 2만5000명의 규모의 해병대와 다른 병력을 동원해 서태평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훈련으로 영국과 일본, 호주군이 참여했으며 수십 척의 함정과 잠수함이 동원됐다. WSJ는 20년 전 아프간 침공 이후 미국의 초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이번 훈련에 대해 중국의 영토적 야심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 아프간 수도 카불 함락 이후 미국의 군사적 약속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동맹국을 안심시키려는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 "여러분은 우리가 전임 행정부들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인도·태평양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대만이든, 이스라엘이든 우리의 파트너들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아프간의 혼란은 중국과 북한 등에 맞서 미국에 기대고 있는 동맹국에 큰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일부 아시아 동맹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군 주둔 비용을 더 지불하라는 요구에 동요했지만 대부분 국가는 미군 지원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한국과 연례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미국과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록 말실수 논란을 빚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해서도 확고한 수호 의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의 경우와) 한국, 대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동맹과의) 모든 약속을 지켜왔다"며 "누군가 우리 나토 동맹국을 침략하거나 그런 조치를 취한다면 이에 대응해 행동을 취하기로 신성한 '조약 5조'도 맺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조약 5조는 '나토 조약 5조'다. 이 조약은 회원국 한 나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해 개별 회원국 혹은 집단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나라지만 대만과 미국은 공식적인 수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미국은 1979년 국내법으로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서 유사시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놓긴 했지만 그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아프간은 다르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발언 실수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실수'가 아닌 전략적 대응 발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프간 사태 이후 중국에서는 미국이 결국 대만을 포기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방어 의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사설을 미국은 대만에 대한 지원 비용이 이득보다 훨씬 많다면 즉시 대만을 포기할 것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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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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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아시아 회귀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외교·군사적 투입을 약속했고, 트럼프 행정부때는 미국과 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접근법을 지속했다. WSJ는 미국의 아프간 철수는 미군과 쿼드와의 군사 협력 강화를 할 수 있는 더 많은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쿼드 지도자들은 올가을 두 번째 회담을 예정하고 있다. 또 올해 중으로 해군 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이 중동 대신 중국 억제를 위해 동북아에 초점을 맞추고 쿼드 등 대중국 견제 협력체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WSJ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더 짙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타니 데츠오 일본 메이카이대 교수는 "아프간은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일본에 자각에 장기적이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동아시아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지만 미국 여론을 살펴보면 미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동맹을 지원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프랑수아 에스부르 국제전략연구소 유럽담당 선임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어느 한쪽으로부터 상황 대응 능력을 시험받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미국에 대한 신뢰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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