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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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참사 때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은 사실이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쿠팡 화재 참사를 보고 받고도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요구에도 이 지사는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했다"며 버티고 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 이 지사의 발언이 뒤늦게 부각되면서 역풍까지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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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 실종된 날, 황교익과 떡볶이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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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지난 6월16일부터 경남 창원을 방문했다. 문제가 된 먹방 촬영은 17일 오후 6시쯤 마산 창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 지사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유튜브 채널인 '황교익 TV'에 출연해 황씨와 함께 떡볶이 먹방을 찍었다.
그러나 같은 시각 경기도 이천에서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 진압이 한창이었다. 게다가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 김동식 구조대장이 정오쯤 동료들과 물류센터에 진입했다가 실종된 상태였다. 김씨는 실종 48시간여 만인 19일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지사는 당시 화재 상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떡볶이 먹방 촬영을 마치고 이튿날 새벽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이 사실이 지난 20일 알려지면서 여야 모두 비판하고 나섰다. 이 지사가 사과는커녕 지사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식으로 해명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 지사는 이날 '제20대 대선 경선 후보자 메타버스 캠프 입주식' 행사 직후 기자들에게 "현장에 재난본부장과 안전본부장이 있고 내가 부지사를 파견하고 현장 상황을 다 체크하고 있었다. 그날 밤늦게 경남 일정을 포기하고 새벽에 도착해서 현장 일정을 충분히 (소화)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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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서도 "머리 숙여라", 진중권 "쉴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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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내 경쟁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향해 "명백한 과오에 대한 구구한 변명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지금은 국민께 겸손히 머리 숙여 사과드릴 때"라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지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경기도측이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해명한데 대해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시점이 떡볶이 먹으며 히히덕 거릴 시간은 아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에 "이건 쉴드를 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랠리를 길게 끌고 가야 좋은 것 하나도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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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세월호 발언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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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온라인으로 민주당 대권주자 메타버스 입주식에 참가하고 있다. 2021.8.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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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본인의 발언이 부메랑이 되기도 했다. 이 지사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고발했던 적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다면 직장 무단이탈"이라는 비판과 함께였다. 또한 2019년 세월호 5주기 때는 페이스북에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이날 경기도측이 "국민 안전 문제를 정치 공세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반발한데 대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그렇게 우리고 또 우려먹은 장본인이 어떻게 감히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구조대장이 창고에 갇혀 생사불명'이라는 보고를 받으셨으면 떡볶이를 입에 물고라도 달려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세월호 7시간 동안 뭐 했느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로 고발한 사람이 이재명 지사였다"며 "그런데 이천 화재 때 정작 본인은 떡볶이 먹방 유튜브를 찍으면서 파안대소했다. 직무유기와 업무상 과실치사도 내로남불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자신을 박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현장에 가서 배를 타고 지휘했어야 한다는 얘기와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보고를 받고 있었고, 적절한 지시를 하고 있었으므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지사의 해명을 두고는 논란의 핵심을 비켜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서 일어난 대형 재난 사고에도 불구하고 '경남 마산'에서 큰 의미없는 일정을 소화한 태도와 공감능력 결여에 있는데 이 지사가 이 점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가족이 모인 현장에서 컵라면을 먹었다는 이유로 경질된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의 케이스와도 대비되고 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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