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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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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 350만명 시대…한국도 수용국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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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자료 등 아프간 난민 350만명 집계

헤럴드경제

아프간 난민 여성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카타르에 도착해 주택단지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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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프가니스탄 정국 불안정으로 발생한 수백만명의 난민을 어떻게 처리할지 국제사회가 고민에 빠졌다.

세계 최대 규모 해외 미군기지인 주한미군기지마저 이들 수용처로 거론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사안이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방송이 유엔 난민기구(UNHCR)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프간 내 난민이 350만명 정도에 달한다. 올해에만 55만명이 집을 떠났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아프간 인접 국가에서만 난민·망명 신청자가 220만명 정도에 달했다.

일단 난민은 인접국으로 향하고 있으나 어느 나라가 이들 수용에 적극 나서느냐에 따라 난민의 선택지도 변화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2015년 시리아내전으로 몰려든 난민을 대거 수용한 바 있다.

시리아 난민 수용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됐고, 반(反)난민을 기치로 내세운 극우세력이 부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프간 난민은 다층적인 이유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군 간의 전투가 격화되면서 집을 등질 수밖에 없는 이들이 늘었다.

또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에는 폭정에 대한 우려로 해외로 떠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탈레반에 대한 저항세력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집결해 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난민 규모가 더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프간인의 3분의 1 이상은 애초 굶주림에 시달릴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여기에 탈레반의 카불 장악과 향후 내전 등 난민이 더 많아질 가능성은 갈수록 커진다.

현재는 인접국으로의 탈출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탈레반은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한 뒤 주변국으로 가는 주요 길목을 통제하고 있다.

UNHCR 대변인은 BBC에 "대부분의 아프간인이 정상적인 경로로 나라를 떠날 수 없게 됐다"면서 "현재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들의 뚜렷한 탈출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아프간인은 필사적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기 전에 수천명의 아프간인이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우즈베키스탄으로도 1500명가량이 탈출해 국경지대에 텐트를 치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카불공항 인근은 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만명이 몰려들어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다.

이미 지난해까지 많은 아프간인이 해외로 떠났다. 지난해 아프간인 150만명이 파키스탄에서 난민·망명 신청을 했다. 이란으로 넘어간 난민이 78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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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22일(현지시간) '아프간인들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슬로걸을 걸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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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난민 수용에 가장 개방적인 독일에서 지난해 아프간인 난민·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18만1100명이었다.

터키 12만9300명, 오스트리아 4만6600명, 프랑스 4만5100명, 그리스 4만1200명, 스웨덴 3만1300명이 뒤를 이었다.

인접국들은 최근 난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서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이미 넘어온 난민에 대해선 일정 정도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아프간과 직접 국경을 맞대진 않았지만 터키도 이란을 경유해 아프간 난민이 유입될 것을 우려해 이란과의 국경지대에 군 병력을 증강했다.

그리스는 터키와의 국경지대에 장벽을 세우고 경비를 강화했다.

이란은 아프가니스탄과 접한 지역에 텐트를 마련해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란으로만 넘어온 아프간인은 350만명에 달한다.

이란은 아프간 상황이 호전되면 난민을 송환한다는 방침이다.

파키스탄은 지난 6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경우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국경을 통해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키스탄은 7월까지 아프간에서 넘어온 난민 10만명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에 대한 입장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영국은 2만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만 5000명이 영국에 정착하도록 하되, 여성과 어린이, 종교적 및 민족적 소수자 등을 수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캐나다도 2만명의 아프간인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호주는 인도적 비자 프로그램으로 3000명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오스트리아는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해외 미군주둔기지에 아프간 난민 수용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인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가 아프간 난민 수용처로 거론되는 이유다.

앞서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한국, 일본, 코소보, 이탈리아 등의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주한미군 측에서는 관련 명령을 하달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 미 고위층에서 논의 중인 단계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로 주한미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수 있어 한·미 정부는 고위급 대화를 통해 이 문제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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