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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중저신용 대출 늘리는 인뱅, 불똥 튈까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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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절벽' 공포 확산]

고신용자 대출한도는 줄이고

'포용금융'엔 적극 앞장서지만

가계부채총량관리 역행 우려

서울경제



금융 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움직임에 인터넷은행들이 괜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눈치를 보고 있다. 일찌감치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조정하며 가계 부채 축소에 일조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는 오히려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정책인 만큼 가계 부채 총량 관리와는 별도로 추진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사이에서는 고객 신용도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4일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인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출시하고 올해 대출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으로 계획했던 3조 1,982억 원의 절반가량을 채웠고 이달부터는 신규 상품 출시를 통해 비중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중신용플러스대출은 신용 점수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820점 이하인 직장인 급여 소득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중신용비상금대출은 직장 또는 소득과 무관하게 서류 제출 없이 최대 300만 원까지 약정 가능한 마이너스 방식의 대출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은 높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지난 6월 신용 점수(KCB 기준) 820점 이하 고객 대상 ‘중신용대출’ 상품 최대 한도를 기존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했다. 중신용대출 상품 가산금리도 최대 1.52%포인트 인하해 부담도 덜어줬다. 반면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 5월부터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는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신용대출은 1억 원에서 7,000만 원으로 각각 낮췄다.

케이뱅크도 이달 2일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100%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포용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터넷은행업계지만 최근 금융권의 대출 옥죄기 움직임은 부담스럽다. 목적이야 어떻든 간에 대출을 줄여가는 금융권 움직임에 반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는 것은 차별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며 “최근 일부 은행의 대출 중단 사태와는 결이 다르지만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대출을 장려하는 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 당국은 일반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서민 금융 상품 공급 등은 차질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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