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 중 한 장면.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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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통역사 등 미국을 도왔던 아프간인의 철수를 돕는 운동 ‘디지털 덩케르크’가 온라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운동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침공으로 프랑스 덩케르크(됭케르크·Dunkirk) 해안에 고립된 병력 약 40만명 철수를 위한 연합군 작전 ‘덩케르크 철수작전’에서 이름을 땄다.
22일(현지 시각) 아프간 참전용사이자 전 CIA 분석가 맷 젤러는 “디지털 덩케르크에 현재 참여하는 인원은 수십만명에 이른다”라며 “위성 사진 전문가는 사진을 분석해 제공하고, 평범한 목사, 학생 등이 이를 공유하는 등 대규모 운동으로 발전했다”라고 폭스뉴스에 밝혔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로 참여하기 때문에 서로의 정확한 얼굴이나 성별, 직업 등을 알지 못하지만, 아프간인 철수 지원을 위해 뜻을 모았다.
디지털 덩케르크는 참여자가 아프간 수도 카불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탈레반 검문소 위치 정보를 아프간인에게 소셜미디어로 전달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본래 퇴역 미군 수십명이 시작한 이 운동은 현직 군사 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일반 네티즌이 해당 정보를 공유하고 해시태그 운동을 진행해 아프간인들에게 전해졌다. 실제로 수많은 아프간인은 이들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공항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19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디지털 덩케르크' 활동의 일환으로 공유된 정보 중 일부. 탈레반 검문소 위치(빨간 원)를 표시해 제공한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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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러는 과거 자신을 도왔던 아프간 통역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디지털 덩케르크’에 합류했다. 그는 “이들은 지난 20년간 미국을 도왔다는 이유로 가장 먼저 탈레반의 표적이 됐다”라며 “전직 미군으로서 이들의 탈출을 도울 의무가 있다”라고 했다. 이들이 돕는 대상은 지난 20년간 미군 통역사 등으로 일하며 미국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이다. 젤러는 “가족까지 포함해 2만명 정도로 추산한다”라고 했다.
이미 아프간인 30명 이상의 탈출을 도운 ‘뉴욕 디지털 덩케르크’ 소속의 젠 윌슨은 “현지 정보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점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새로운 정보가 계속해서 필요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소셜미디어도 아프간인 철수 지원에 나섰다. 이날 페이스북과 링크트인은 아프간인 계정에서 이용자를 검색하는 기능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탈레반이 아프간인의 온라인 기록을 추적해 악용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페이스북 보안 정책 책임자는 “산업계, 시민사회,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해 아프간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라고 했다.
[송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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