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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빵빵' 한밤 부산에 울린 차량 경적…자영업자들 "코로나방역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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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서 온 차량 650여대 삼락생태공원→부산시청 '규탄 행렬'

    비대위 "치명률 중심 방역 체계로 개편하라"…경찰과 대치도

    뉴스1

    25일 오후 11시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제2주차장에서 부산경찰이 '이제는 거리두기 보이콧(Boycott) with 코로나'라는 문구의 플랜카드를 부착하고 차량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의 차량 통행을 제지하고 있다. 2021.8.25/뉴스1 © News1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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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각종 영업 제한에 걸린 전국 자영업자들이 장대비를 뚫고 부산에서 '생존 투쟁'을 벌였다.

    현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보다 실효성 있는 새로운 방역 수칙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5일 오후 10시30분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주차장.

    이날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한 차량시위는 삼락생태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해 동서고가로를 거쳐 부산시청까지 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도 차량 시위 1시간 전부터 차량이 하나둘씩 몰려오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은 차에서 내려 자신의 차량 보닛에 '이제는 거리두기 보이콧 with 코로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부착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1년반 이상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코로나 이후 이들의 가게 매출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4차 대유행까지 겹쳐 영업 제한이 밤 9시까지로 추가 적용되자 이들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차량이 집결한 지 20분 후 취재진들이 몰리자 경찰은 확성기를 꺼내 들었다. 경찰은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2인 이상 집회가 금지돼 있다"며 "불법 집회를 멈추고 각자 해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위에 참여한 호프집 사장 A씨는 "대중교통에서 걸리지 않는 코로나가 차량시위에 어떤 위험이 있나"며 "무슨 이유로 우리들을 막아서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후 11시17분 경찰 수십명이 형광봉을 들고 순식간에 차량을 에워쌌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 5분간의 자영업자들과 경찰의 대치 상황 속에서 긴장감이 흘러 나왔다. 인파가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본 시위 시작 시각인 11시30분 차량마다 '빵빵~ 빵빵빵' 경적이 울렸다. 참여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저마다 거리를 둔 채 시청으로 향했다.

    뉴스1

    26일 오전 1시께 전날 밤부터 대규모 차량시위에 나선 전국 자영업자들이 마지막 집결지인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인근에서 경찰 안전지휘를 받고 있다.2021.8.26/뉴스1 © News1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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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B씨(34)는 "천편일률적인 방역 조치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뛰쳐나왔다"며 "왜 주점에만 불공평하게 영업 금지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선술집 업주 유모씨(57)도 "너무 오랫동안 장사하지 못해 한숨만 나온다. 정부에서 마땅한 대책도 세우지 못해 답답하다"며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90%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동서고가로를 지나 부산시민공원 인근에서부터 차량 정체를 빚도 했다. 26일 오전 1시쯤 시위 참석 차량 650여대(비대위 추산) 모두 기나긴 행렬을 뚫고 무사히 부산시청에 도착했다.

    이창호 비대위 공동대표는 취재진에 "확진자수 위주로 짜인 방역 정책을 치명률 중심의 체계로 반드시 개편해야 한다"며 "정부와 만남의 성사되지 않으면 4단계가 내려진 타지역에서 차량시위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시위에 6개 중대를 배치하고, 방역당국과 합동으로 집결지 주변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했다.

    또 집회 이후 채증자료를 분석해 불법 행위에 대해선 수사에 착수하고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부산 시위는 비수도권에서는 처음 열리는 차량시위다. 비대위는 26일 오후 11시 경남지역에서 또다시 차량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7월 서울 도심에서 심야 차량시위를 한 바 있다. 당시 차량 수백대가 몰려 시위를 주도한 김기홍 비대위 대표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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