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가족 단위…우는 아이 달래며 코로나 검사받고 이동
진천서 약 6주간 사회적응 교육…장기체류 자격 부여
(영종도=연합뉴스) 임성호 김주환 기자 = 26일 오후 4시 52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43번 게이트를 처음으로 통과한 아프가니스탄인 가족이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40대 가장은 캐리어 가방을 밀고 어린 아들과 두 딸은 각자 짐을 든 채 뒤를 따랐다. 아내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두 살배기 막내딸을 가슴에 꼭 안고 맨 뒤에서 걸었다.
탈레반을 피해 자국을 탈출한 아프간인 중 한국 정부의 활동을 지원해온 이들과 그 가족 378명이 긴 여정 끝에 한국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 11시간 긴 여정 속 지친 모습…입국장 들어서자 감정 교차
마스크 위로 보이는 아프간인들의 눈빛에는 긴장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입국장에서 줄을 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대기하는 줄에는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방역복을 입고 입국 절차를 안내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도 보였다. 스카프를 두른 한 남성은 천장을 올려다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부터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거쳐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 급유 수송기인 KC-330을 타고 약 11시간을 날아오기까지 길게는 이틀이 걸렸다.
이날 도착한 이들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대부분이다. 80여가족 중 영유아가 100여명, 6∼10세 어린이가 80여명 등 10세 이하가 절반에 육박했다.
잠에서 깬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부모들은 칭얼대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어르며 코로나19 검사장으로 향했다.
약 1시간 동안 입국 수속을 모두 끝낸 아프간인 가족들은 오후 6시께부터 인천공항 1층 국제선 도착 게이트를 통해 차례로 나왔다.
배낭을 메고 품에 인형을 하나씩 안은 어린아이들이 처음 밟는 낯선 환경이 신기한 듯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앞장섰고, 그 뒤를 남성과 히잡을 쓴 여성이 뒤따랐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미리 정해 둔 경로를 따라 아프간 입국자들을 바깥에 대기 중인 버스까지 안내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공항 안팎에는 경찰력이 배치됐으나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어른들은 대체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으나, 어린아이들은 신이 난 듯 밝게 웃으며 공항 주변에 모인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갓난아이를 품에 안거나 유모차를 끈 여성도 보였다.
아프간 협력자들은 차례로 육군이 준비한 버스에 나눠 타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대기를 위한 임시시설로 향했다.
◇ 정부 협력한 '특별기여자'…난민 준하는 지위 부여
법무부는 아프간인들을 우리 정부에 협력한 '특별기여자'로 인정해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우선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들에게 단기방문 비자를 발급하고, 추후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들에게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를 내주기로 했다.
법무부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아프간인들에 대해 입국 후에도 격리 기간에 2차례 더 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약 6주간 생활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 등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수용 계획과 생활 등은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sh@yna.co.kr,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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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장은 캐리어 가방을 밀고 어린 아들과 두 딸은 각자 짐을 든 채 뒤를 따랐다. 아내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두 살배기 막내딸을 가슴에 꼭 안고 맨 뒤에서 걸었다.
탈레반을 피해 자국을 탈출한 아프간인 중 한국 정부의 활동을 지원해온 이들과 그 가족 378명이 긴 여정 끝에 한국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손 흔드는 아프간 어린이들 |
◇ 11시간 긴 여정 속 지친 모습…입국장 들어서자 감정 교차
마스크 위로 보이는 아프간인들의 눈빛에는 긴장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탈레반의 보복 위협으로부터 필사의 탈출을 이뤄냈다는 기쁨과 조국을 등진 채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발을 디딘 뒤 기약 없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는 막막함이 동시에 엿보였다.
입국장에서 줄을 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대기하는 줄에는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방역복을 입고 입국 절차를 안내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도 보였다. 스카프를 두른 한 남성은 천장을 올려다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부터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거쳐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 급유 수송기인 KC-330을 타고 약 11시간을 날아오기까지 길게는 이틀이 걸렸다.
대부분이 양손에 짐을 들거나 등에 커다란 배낭을 지는 등 '남부여대(男負女戴)' 그대로였다. 아프간 어린이들은 여행을 온 듯 설레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엄지척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날 도착한 이들은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대부분이다. 80여가족 중 영유아가 100여명, 6∼10세 어린이가 80여명 등 10세 이하가 절반에 육박했다.
잠에서 깬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부모들은 칭얼대는 아이들을 품에 안고 어르며 코로나19 검사장으로 향했다.
공항 입국장으로 나오는 아프간 협력자들 |
◇ 버스 나눠 타고 김포 임시시설로…검사 결과 대기
약 1시간 동안 입국 수속을 모두 끝낸 아프간인 가족들은 오후 6시께부터 인천공항 1층 국제선 도착 게이트를 통해 차례로 나왔다.
배낭을 메고 품에 인형을 하나씩 안은 어린아이들이 처음 밟는 낯선 환경이 신기한 듯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앞장섰고, 그 뒤를 남성과 히잡을 쓴 여성이 뒤따랐다.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미리 정해 둔 경로를 따라 아프간 입국자들을 바깥에 대기 중인 버스까지 안내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공항 안팎에는 경찰력이 배치됐으나 별다른 소동은 없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강성국 차관 등 법무부 관계자들은 버스 옆에 서서 올라타는 아프간인들을 맞이했다.
어른들은 대체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으나, 어린아이들은 신이 난 듯 밝게 웃으며 공항 주변에 모인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갓난아이를 품에 안거나 유모차를 끈 여성도 보였다.
아프간 협력자들은 차례로 육군이 준비한 버스에 나눠 타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대기를 위한 임시시설로 향했다.
손 흔드는 아프간 어린이 |
◇ 정부 협력한 '특별기여자'…난민 준하는 지위 부여
법무부는 아프간인들을 우리 정부에 협력한 '특별기여자'로 인정해 난민 인정자에 준하는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우선 이날 입국한 아프간인 특별기여자들에게 단기방문 비자를 발급하고, 추후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이들에게 취업이 자유로운 거주(F-2) 비자를 내주기로 했다.
법무부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아프간인들에 대해 입국 후에도 격리 기간에 2차례 더 검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약 6주간 생활하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 등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수용 계획과 생활 등은 27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sh@yna.co.kr,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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