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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11번가 탓하며 환불 미루는 '머지포인트'…피해는 소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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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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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머지플러스 본사 압수수색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와 머지서포트, 결제대행사 등 총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021.8.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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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지난 10일 하룻동안 판매한 '머지포인트'를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환급해주기로 하면서 다른 e커머스 업체에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던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커머스 업계에선 추가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 머지포인트 측도 11번가의 환불을 이유로 자체 환불을 일시 중단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짊어지게 될 전망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0일 판매한 '머지포인트'에 한해 환불을 요청하는 모든 고객에게 환불을 진행해주기로 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머지포인트에 대한 대금 지급보다 환불을 먼저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11번가의 환불 소식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11번가의 방침을 계기로 e커머스 업체들의 머지포인트 환불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왔다. 아직 머지포인트로부터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e커머스 업체를 통해서라도 환불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e커머스 업체들은 '등록된 머지포인트는 환불이 어렵다'는 기존 방침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은 "해당 사태에 대해 머지포인트와 논의 중"이란 입장만 되풀이됐다. 11번가 역시 지난 10일 판매한 머지포인트만 한정적으로 환불해주겠다는 방침이어서 추가적인 환불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11번가는 논란에 따라 지난 10일 이후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11번가와 다른 e커머스 업체들이 환불 대응이 엇갈리는 것은 대금 지급 문제 때문이다. e커머스 업체 한 관계자는 "11번가가 10일 판매한 건에 대해서만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11번가와 달리 8월 이전에 판매를 완료한 업체들은 대부분 대금 지급을 마친 상태라 환불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e커머스 입장에서는 이미 대금 지급을 완료한 머지포인트를 환불해줄 경우 그 손해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 앞으로 머지포인트에 해당 금액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머지포인트가 경찰 수사 등을 받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11번가가 지난 10일 건에 대해서만 환불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이전에 판매한 건은 모두 대금 지급이 완료됐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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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머지포인트 환불공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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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직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e커머스라고 하더라도 머지포인트의 불법이 확실히 밝혀진 게 아닌 이상 대금 지급을 무한정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머지포인트가 11번가의 환불 정책을 빌미로 환불 중단에 나선다고 공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는 지난 26일 환불 공지를 통해 "지난 25일 회사 내·외부 사정과 더불어 특정 판매채널에서 자체 환불이 이뤄지고 있는 이슈가 파악돼 내부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불처리가 불가피하게 지속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아직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e커머스 업체들이 11번가처럼 대금 지급을 하지 않고 환불 정책에 나서는 상황을 막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월 초에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e커머스의 경우 대금 지급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데, 이들마저 환불을 진행한다면 가뜩이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머지포인트가 자체적으로 환불을 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머지포인트가 11번가를 핑계로 환불을 미루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카카오톡 한 오픈채팅방에는 "환불 안 하겠다는 핑계도 좋다"며 머지포인트를 비난하는 채팅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카페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에서 한 소비자도 "11번가 환불 중복을 핑계로 안 해준다고 돌려서 말하는데 그걸 모를 것 같냐"며 "그나마 조금씩 해줬던 환불까지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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