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D-2…'가장 위험한 철군 작전' 시작됐다(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주간 11만여 명 대피…추가 테러 경고에 공항 밖 '한산'

탈레반 장악 후 아프간 경제난에 몸살

뉴스1

8월31일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수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카불 공항 안에는 남겨진 민간인은 이제 1000여 명에 불과하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지난 2주간 약 11만3500여 명을 이곳에서 대피시킨 상황이다.

◇ 카불 공항엔 1000여 명 남아…민간인 대피 후 철수 작업 본격화: 29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공항에 남아 있는 미군은 28일 기준 4000명도 채 안 된다면서 앞으로 며칠간 '가장 위험한 철군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철군을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철수 작전'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소식통은 "모든 외국 민간인과 아프간인들이 오늘 대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이 끝나면 병사들이 철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밖에서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 펼쳐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성명을 통해 카불 공항에서 앞으로 24~36시간 안에 추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공항 밖 인파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 테러 공격에 美 공습·목표물 제거…탈레반 "아프간 영토 공격" 비난: 지난 26일 아프간 카불 공항 외곽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 명이 숨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공항 밖에서는 피바다를 연상케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을 지목, 드론 공습으로 목표물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습과 관련해 탈레반 측은 "아프간 영토에 대한 공격"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은 공습을 하기 전에 우리에게 알려줬어야 했다. 이번 공격으로 두 명의 여성과 한 명의 어린이가 부상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이 같은 주장은 미국 국방부의 발표와는 상충한다. 행크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드론 공습으로 IS-K 고위급 인사 2명이 사살되고 1명이 다쳤다면서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1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IS 소행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로 발생한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탈레반, 카불 장악·새 정부 구상에 속도: 미 철군 시한이 임박하면서 무장 정파 탈레반은 카불 공항 장악과 정부 구성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와 우리는 모두 신속한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불 공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미국의 철군 작업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2주 안으로 새로운 정부 구성이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아프간 통화 가치 하락은 일시적이다. 갑자기 정권이 교체된 탓이며 정부가 구성되면 시스템은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에 여성이 포함될지는 불분명하다. 대변인은 탈레반 정부에 '여성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지도부가 결정해야 할 문제이며 그들이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아프가니스탄 34개 주 중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주지사와 경찰청장을 임명했으며, 아프간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제재 본격화하자 탈레반, 서방에 외교관계 '유지' 호소: 로이터통신은 통화가치 폭락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에 카불에서는 좌절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한 지 2주가 지난 현재 은행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탈레반은 은행에 영업 재개를 명령했으며 1인당 인출액은 일주일에 200달러(약 23만원)로 제한했다.

이밖에도 탈레반은 자국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원조를 잃게 된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에 철수 후에도 외교 관계를 유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은 탈레반을 쉽게 합법 정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 제재를 본격화했다.

지난 1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아프간에 대한 4억6000만 달러(약 5394억 원) 배당을 차단하겠다고 밝혔으며, 25일엔 세계은행이 아프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영국은 탈레반이 인권을 존중하고, 아프간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을 허락한다는 전제하에 외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번 공항 테러 공격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인한 국내외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미국이 이미 오래전 2001년 9·11 테러 공격에 따른 목적을 달성했다며 아프간 철군 결정을 변호했다.

앞으로 미국이 탈레반과 약속한 철군 시한은 이틀 남았다. 이 기간 내 미국은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아프간에서 '가장 위험한' 철군 사투를 벌일 예정이다.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yoong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