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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日언론 "한·일 아프간 대피작전 명암이 엇갈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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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에서 움직인 한국, 한 발 늦은 일본

NNN "현실 너무나 무거워…문제점 재고해야"

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아프간 현지인 직원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78 명이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1.8.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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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아프간인 이송 작전 '미라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간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 전원이 한국에 도착했다.

반면 아프간에서 자국민과 현지인 협력자 등 500여명을 대피시키는 작전에 나섰던 일본 정부는 아프간 현지인을 단 1명도 대피시키지 못했다.

29일 일본 니혼TV 계열의 민방 NNN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한국이 물밑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데다 카타르에 대피했던 대사관 직원 4명이 카불 현지로 돌아와 지원에 나선 것이 갈랐다고 분석했다.

◇하루 차이가 한·일 희비 갈라

한국 정부는 처음에 미라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후 외교부가 "정부에 협력해 온 현지 직원과 가족을 이송하기 위해 군 수송기 3대가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처음으로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의 추후 발표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급파한 군 수송기는 23일 오전 이미 인접국 파키스탄에 도착한 상태였다.

일본이 자위대 수송기 파견을 시작한 것은 하루 늦은 23일 오후부터 24일 사이. NNN은 "이 차이는 미미했지만,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전에 대피할 수 있느냐의 갈림길이 됐다"고 전했다.

참고로 한국군이 투입한 것은 여객기(에어버스 A330)를 개조해 만든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와 C-130J 수송기 2대였다. 항공자위대 C-2와 C-130 수송기 2대를 보낸 일본과 유사한 편성이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중계 거점으로 하여 카불과의 사이에 인원을 피스톤 수송하는 방식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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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C-130H 허큘리스 수송기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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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 후 돌아온 대사관 직원, 현지 연락의 '열쇠'로


한국의 아프간 주재 대사관 외교관들은 탈레반이 카불에 침입한 직후 일단 카타르로 철수했다. 그러나 이번 미라클 작전을 위해 외교관 등 4명이 지난 22일 카불로 돌아왔다. NNN은 "한국 정부는 현지 직원들과의 연락, 버스 수송 등 이들의 조기 투입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카불 공항 주변에는 국외 탈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엄격한 검문이 실시되고 있었다. 이에 미라클 작전 첫날에는 집결지 안으로 들어온 인원이 390명 중 26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버스 6대를 동원해 아프간인들을 태운 뒤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하게 했다. 진입하는 동안 탈레반의 검문이 있었지만, 미국의 협상으로 이들은 안전하게 공항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한편, NNN은 "현지의 대사관 직원이 국외 대피한 상태였던 일본의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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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이 오는 2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25일 전했다. 김일응 주아프가니스탄 공사참사관이 한 아프간인과 포옹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1.8.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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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유사시가 일어난다면….

NNN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거듭해 군사적 충돌이 빚어질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며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서 어떻게 일본인을 구출할 것인가는 당시 큰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주한 일본대사관 등이 작성한 '안전 매뉴얼'을 다시 열면 국외 대피에 대해서도 적혀 있다. 그러나 여기 기재된 이동의 지원 등 전세기 수배 등 '공항에서 먼저'인 것이 대부분으로 '공항까지의' 이동 수단은 자력이 전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NN은 "이번에 교민이나 오랜 세월 일본에 공헌해 온 현지 직원들을 원활하게 대피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무겁고, 떠오른 문제점을 재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희망자가 대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끝맺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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