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주원인으로 떠올라
전세자금대출 15% 카뱅 점유에
은행들 "총량규제 없이 확대" 지적
카뱅 "대부분 청년전세보증" 반박
전세자금대출 증가세의 요인에 대해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간 '네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전세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세자금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전세자금 대출이 눈에띄게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기존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가 총량 규제 없이 공격적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이익이 거의 없는 정책 상품인 '청년전세보증' 상품이 대부분"이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전세자금대출(분기별 순증기준) 점유율이 전체 국내 전세자금 대출의 15%에 육박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4조 4868억원이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는 7조 1452억원으로 반년 사이 2조 6583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전체 대출 잔액이 3조 6283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전세자금 대출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대표 대출인 신용대출은 9000억원 증가했다.
카뱅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 역시 시중은행 중 가장 싸다. 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카뱅의 전세자금 대출 평균 금리는 2.1%로 하나은행(2.8%), 신한은행(2.8%), 우리은행(2.7%), 농협은행(2.6%)보다 낮았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금융 당국의 눈치 때문에 신용대출을 줄이는 대신 전세자금 대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은 가계 대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 한국은행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6조 1000억원 증가했고 이중 절반 가량인 전세자금 대출(2조 8000억원)이었다. 전세자금 대출은 이후에도 달마다 3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카뱅은 전세자금 증가 중에 절반이 '청년전세보증' 상품이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증가분 중 일반 전월세 대출은 1조 1235억원인 반면 청년전월세대출은 1조 5349억원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 5월 가구소득 7000만원 이하, 만 19~34세 이하 무주택 청년 가구에게 주금공의 보증을 통한 대출 지원을 시작했다.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1억원까지 1%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카뱅은 지난해 2월 이 상품을 출시하면서 급격히 늘렸다. 카뱅측은 시중은행들이 다루지 않는 정책 상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다보니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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