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원들이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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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완료하기로 한 31일(현지시간)을 하루 남기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로켓 발사가 목격됐다. 아직 대피하지 못한 아프간 민간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가운데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테러 위협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침 카불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로켓 소리가 이어졌다. 목격자들과 보안 소식통에 따르면 공항에서 여러 발의 로켓이 발사되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AFP에 “공항 근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공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가동되는 소리가 근처 주민들한테까지 들렸다”고 밝혔다.
최소한 한 발의 로켓은 미군의 방어 시스템에 의해 요격된 것으로 보인다. 요격 직후 부서진 로켓 파편이 거리에 떨어졌다. 탈레반에 의해 무너진 이전 아프간 행정부에서 일했던 한 보안 관리는 AFP에 “로켓이 카불 북쪽에 있는 차량에서 발사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는 시한을 31일로 정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국이 일으킨 ‘테러와의 전쟁’의 결과 붕괴된 탈레반은 2주일 전 아프간 정부를 무너뜨리고 재집권에 성공했다. 강경파 탈레반 운동의 복귀는 겁에 질린 아프간 민간인들이 미국 등 서방 국가의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한 탈출 행렬로 이어졌다.
아프간의 유일한 하늘 탈출길인 카불공항에서 11만4000명 이상이 탑승했던 이 비행편들은 31일 수천명의 미군이 철수함과 동시에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미군은 주로 그들 자신과 미국 외교관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탈레반의 라이벌인 IS-K는 지난 주말 공항에서 미군 13명을 포함해 13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뒤 철수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으며, 미국은 29일 밤 카불에서 폭발물이 가득 실린 차량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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