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을 점점 더 조이고 있습니다. 이러자 불안감에 사재기 식으로 대출을 미리 당겨 받거나, 지방으로 원정 대출을 가는가 하면 만기가 돌아온 대출을 갚지 않고 연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정우성 씨는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신용대출을 미리 받아놓기로 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 은행 신용대출 한도까지 줄어든다는 소식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정우성/경기 화성시 : 한도가 나오는 대로 다 받고 싶습니다. 일단 생활비 그리고 투잡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게 있어서…]
이기형 씨는 아직 대출한도를 줄이지 않은 제2금융권이나 지방은행을 찾아서 대출을 받으러 갈 생각입니다.
[이기형/서울 중계동 : 1금융권에서 조금 어렵다고 하면 2금융권 새마을금고나 그런 쪽으로도 수협이나 이런 쪽으로도…]
다음 달부터 5대 시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제한합니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농협은행을 뺀 4개 은행이 한도를 5천만 원으로 줄였습니다.
이른바 영끌·빚투 수요로 가계빚이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본 금융당국이 고강도 대출 규제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거라는 불안감에 최근 일주일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2조 9000억 원 늘었습니다.
직전 일주일보다 6배 이상의 증가폭입니다.
만기가 다한 신용대출의 상환을 미루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갚았다가 더 못 빌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류제청/서울 문래동 : 당연히 (만기) 연장을 최대한 할 겁니다.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폭을 줄이는 건 옳은 방향이지만, 지금처럼 거친 방식으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태기/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 취약계층들의 경우는 굉장히 타격이 클 거고요. 제2금융권이나 심한 경우엔 대부업체까지 가야 되거든요. 굉장히 금융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코로나로 장사를 제대로 못 하는 자영업자나 전세 자금이 필요한 신혼부부 등이 대출을 못 받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취재지원 : 유승민)
김서연 기자 , 김상현,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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