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신설 등에 입장 차이…생명안전수당 등은 신속 추진하기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내달 2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복지부-보건의료노조 12차 노정 실무협의에서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정부가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 인력 처우 등의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가 불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가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내달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정부와 보건의료노조는 성실하게 협의해 임했으나 지금까지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견이 있는 과제더라도 코로나19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 인력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는 제12차 노정협의를 통해 공공의료 확충·강화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처우개선 관련 8대 핵심 요구를 논의했다.
양측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으나 구체적 합의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확충 분야에서 ▲ 조속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 공공병원 시설 인력확충 및 공익적 적자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복지부는 지속적인 공공의료 확충 방침을 확인했다. 다만 공공병원 신설·확충은 지방자치단체 의견수렴과 상당한 재정이 필요하므로, 공공의료 확충 협의체를 꾸려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 등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
아울러 보건의료노조는 인력 확충·처우 개선 부문에서 ▲ 직종별 인력 기준 마련 및 간호등급제 개선 ▲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확대 ▲ 불법 의료 근절 ▲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위한 평가 기준 강화 ▲ 의사 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한 인력 기준 개선, 간호등급제 개선 등 기본적인 근무 개선 방향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순 재정 문제 외에도 의료인력 수급, 상급병원 의료인력 쏠림 등 의료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하고 이견을 좁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해관계자 협의, 법령 개정 등이 필요해 당장 제도 시행 여부와 그 시기를 적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 요구 사항 중 생명안전수당, 교육전담간호사제 유지 확대 등은 신속히 재정 당국과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 불법 의료행위 근절은 노·정 간 이견이 없는 만큼 의료계와 함께 병원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업무 범위가 다소 명확하지 않은 수술실 진료 지원 인력 문제는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며, 공청회를 거쳐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마지막까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국민 여러분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응급센터 등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 확대, 파업 비참여 공공기관의 비상 진료 참여 등을 차질없이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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