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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사람 공중 매달고…美 버리고 간 블랙호크 운행한 탈레반[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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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지방에서 블랙호크를 조종하는 탈레반.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매달려 있다. [탈립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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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헬기 블랙호크가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지방에서 시범 운행 중인 모습이 30일(현지시간) 포착됐다. 아프간 전역을 점령한 탈레반이 미군이 남기고 떠난 헬기 작동법을 익히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여러 영상과 사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헬기에 매달려 있는 모습도 담겼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석국장을 지냈던 미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Hudson Institute) 마이클 도란 선임연구원은 이 영상과 관련해 "'우리는 승자(Top dog)가 됐다'고 선언한 탈레반은 미국 헬기를 복수살인(revenge killing)에 쓰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칼마인 사비아 미 연방주의자 논집(The Federalist Papers) 주필도 "이것이 바이든 행정부가 실용주의적이고 비즈니스적이라고 불렀던 탈레반"이라며 "미국의 블랙호크 헬리콥터에 미국인 통역사를 매달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더치스 카운티의 행정관 마르크 몰리나로도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이 행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 무기를 탈레반에게 넘겼다"고 일갈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당)의 홍보 보좌관은 "탈레반이 블렉호크 헬리콥터를 사용하는 방법: 끔찍하다"라고 적었다.

헬기에 매달린 남성의 정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탈레반이 지난 7월부터 트위터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자 매체 탈립타임스는 이 영상과 관련해 "우리 공군! 이슬람 토후국의 공군 헬기가 칸다하르시를 날며 시를 순찰하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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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탈레반군이 미군이 떠난 카불 공항 격납고로 들어가는 모습. [탈립타임스]


탈립타임스는 미군이 카불에서 완전 철수한 31일 "이슬람토후국 군이 카불 공항으로 입장하고 있다"면서 탈레반군이 미군이 남기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군용 CH-47 치누크 헬기 쪽으로 다가가는 영상도 게재했다. 탈립타임스는 지난 7월부터 트위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슬람토후국의 공식 입장을 전하는 영자 매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은 탈레반 세력이 1996년 아프간에 수립한 국가명으로 이들은 재집권과 함께 이 국호를 사용한다고 천명했다.

탈레반 대변인들은 미군이 철군 시한에 하루 앞서 30일 밤 11시경 카불을 떠나자 일제히 "완전한 독립"을 선언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새벽에 카불 시내에서 자축하는 축포와 예포를 한 시간가량 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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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마지막 수송기가 아프간을 떠나자 31일 새벽(현지시간) 탈레반 대원들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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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화상브리핑에서 "미국은 지상에 마지막으로 주둔한 시간에 미군의 무기 시스템과 기타 장비가 작동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블랙호크를 조종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 같은 조처가 제대로 작동 중인지 의문을 사고 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7일 "미 국방 물자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과정을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호크는 탈레반에게 주어진 게 아니다"라며 "(블랙호크는) 아쉬라프 가니 대통령이 아프간을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요청한 바에 따라 아프간 국가 안보군에 제공됐다"고 밝혔다.

아프간 공군은 지난 6월까지 167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여기에는 33대의 블랙호크와, 3대의 C-130 허큘러스 항공기, 23대의 A-29경공격기, 33대의 AC-208 항공기, 43대의 MD530 헬리콥터, 32대의 Mi-17 헬리콥터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참전 경력이 있는 짐 뱅크스 하원의원(공화당)은 "미국의 성급한 후퇴로 850억 달러(약 99조원) 상당의 장비가 탈레반에 넘겨졌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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