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스가 내각, 방위비 GDP 1% 이내 관행 깨트리나…방위성, 58조원 예산 요구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년 연속 늘어 역대 최고액 될 듯…우주·사이버·전자파 능력 강조

헤럴드경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10년 넘게 관행으로 지켜오던 국내총생산(GDP) 1% 이내 방위비 예산을 깨트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위성이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방위비로 전년 대비 7% 늘어난 5조4797억엔(약 58조원)을 요구했다.

31일 방위성에 따르면 2022회계연도 방위비 요구 예산은 2021회계연도 5조4천898억엔 대비 101억엔 줄었다.

2021회계연도 일본의 방위비는 요구액 대비 3663억엔 줄어든 5조1235억엔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2022회계연도 방위비는 연말 예산 편성 과정에서 요구액 대비 늘어나 역대 최고액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가 총리도,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도 GDP 1%의 구애를 받지 않고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2일 자 미국 뉴스위크(인터넷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방위비를 GDP의 1% 이내로 억제해온 관행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위성은 이번 예산 요구액은 2022회계연도 명목 GDP 전망치 기준으로 1%에 조금 못 미친다.

요구액은 크게 늘리지 못한 것은 재무성의 예산 요구 기준에 관한 규칙 때문이다. 5조4000억원대가 방위성이 요구할 수 있는 상한선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연말 예산 편성을 거치면서 방위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10년 연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준으로 여겨지는 GDP 1%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자민당에선 방위비 산정의 근거가 되는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을 앞당겨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9~2023회계연도 현 중기 계획을 연내 2022회계연도부터 시작하는 계획으로 수정해 첫 해 방위비를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일본에선 방위비를 GDP 1%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일본의 방위비가 GDP의 1%를 돌파한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GDP가 크게 줄어든 2010회계연도 단 한 번뿐이다.

2010회계연도 방위비는 전년 대비 0.4% 줄었고, 이후 2012회계연도까지 일본의 방위비는 3년 연속 감소했다.

2013~2021회계연도 방위비 증가율은 0.8~2.2% 수준에 머물렀다. 2% 이상 늘어난 해는 2014회계연도가 유일했다.

2022회계연도 방위비가 방위성의 요구액 대비 늘어나면 이례적인 증가율이 된다.

방위성은 2022회계연도 예산 요구 자료를 통해 “주변 각국이 방위비를 대폭으로 늘려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등 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 유례없는 속도로 엄중해 지고 있다”며 증액 필요성을 주장했다.

방위성은 ▷우주, 사이버, 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서의 능력 ▷바다와 공중 영역의 능력 ▷상대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 ▷기동 전개 능력 등을 강조했다.

방위성은 또 “방위 분야의 기술적 우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체제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 등의 연구 개발과 방위산업의 기반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방위성은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沖繩)현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 570명 규모로 육상자위대의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 부대를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우주 관련 예산으로 840억엔(약 8900억원)을 편성하고, 제2우주작전대를 신설해 우주 관련 부대 규모를 약 12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제2우주작전대는 전파를 이용해 인공위성을 방해,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앞서 방위성은 작년 5월 첫 우주 전문부대인 제1우주작전대를 창설한 바 있다.

연구개발비는 사상 최대 규모인 3257억엔(약 3조4530억원)을 편성해 인공지능(AI), 무인 무기 등 게임 체인저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다만, 육상 배치형 미사일 요격체계 ‘이지스·어쇼어’를 대체하는 이지스함 도입 사업은 2022회계연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지스·어쇼어 도입 사업은 북한 미사일 방어를 명목으로 2017년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결정됐으나, 기술적 문제와 비용 등을 이유로 작년 6월에 백지화됐다.

이후 이지스함을 이용한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결정했으나, 운용 및 설계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2022회계연도 예산에는 계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gre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