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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구출작전 중심지 카타르는 어떤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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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카타르 지도. 구글지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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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점령한 이후 2주간 이어진 피란민 구출 작전의 중심지는 중동 국가 카타르였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이 구출한 아프간 피란민 40%가 카타르를 거쳐 이주했다며 “미국의 아프간 철수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카타르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4일 이후 2주 동안 11만7000명이 아프간에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아프간 구출 작전에서 카타르가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카타르는 아프간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카타르 수도 도하까지의 거리는 약 2000㎞다. 피란민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과 영국의 합동 기지인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도 카타르에 있다.

카타르는 관련 국가들과 두루 온건한 외교 관계를 맺고 있어 치안이 안정적인 편이다. 카타르는 미국이 중동 지역 핵심 군 기지 알 우데이드 기지를 세우는 데 적극 협조했으며, 지난해 미국은 우주군 1개 중대를 해당 기지에 배치했다. 한편 카타르는 2018년 중국과 필요한 상황에 협력하는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기도 했다. 아라비아만에 매장된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이란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타르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양측과도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평화협상을 중재해왔다. 카타르와 양측의 협의 끝에 2012년 도하에 탈레반 연락사무소가 개설됐고, 카타르는 평화협상이 열릴 때마다 협상장소를 빌려줬다. 2000년대 초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뒤 카타르는 아프간과 수교를 맺으면서도 탈레반 고위 인사들이 자국에서 은신해 있다는 사실을 묵인하는 등 ‘양다리 전략’을 취해왔다.

정치 상황도 안정돼 있다.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전 국왕은 1993년 집권 이후 권위주의를 탈피한 파격적인 정책을 펴며 시민들의 신임을 얻었다. 알사니 전 국왕은 당시 왕족 소유였던 원유나 천연가스 등 국부를 정부 소유로 돌리고, 국가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국민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했다. 검열 정책을 없애고, 여성들의 사회활동 허용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카타르는 현재 국왕이 총리와 내각을 임명하고 정치를 위임하는 입헌군주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1만1581㎢로 경기도와 비슷한 면적의 영토를 가진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 에너지 자원을 가진 부유국이기도 하다. 2017년까지 24조㎥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석유도 다량 매장돼 있다. 2019년 카타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평가(PPP) 기준 13만4000달러로 세계 2위였다. 국유사업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이는 탓에 카타르 국민은 개인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카타르는 앞으로도 각국의 아프간 관련 외교 업무를 돕는 중요한 나라가 될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30일 철군을 끝낸 아프간의 대사관 업무를 카타르 대사관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 철수한 최태호 주아프간 한국 대사도 도하의 임시 공관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AP통신은 유엔 기구들도 아프간 인도적 지원을 위해 카타르 정부 측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타르 입장에서도 아프간 피란민들의 지원 및 재정착 문제는 고민 거리다. 카타르 정부는 이미 미국 지원금 이외의 자국 비용을 들여 피란민들에게 매일 5만끼씩 배식을 지원하고 있다. 카타르에 있는 미군 기지가 포화 상태라 피란민 수용 문제를 떠안을 수도 있다. 카타르 정부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아프간 피란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군 기지 근처에 추가 대피소와 화장실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열리는 월드컵을 위해 만든 건물에도 일부 피란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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