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美 아프간 철수, 중·러에 결코 좋은 소식 아냐"-WSJ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WSJ, 美 철수에 따른 향후 국제 역학관계 전문가 분석

"우세한 美 자원들, 동아시아와 중국에 집중할 것"

뉴스1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종료를 앞둔 카불 공항에 비행기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이 20년 동안 전쟁을 치른 아프가니스탄에서 쫓기듯 철군을 마무리하면서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지만, 미국의 아프간 전쟁 종료가 세계 힘의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현재 미국의 아프간 철군을 고소해 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게 이는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미군의 철군과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의 아프간 정권 장악이 향후 국제적인 역학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약점에 대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와 러시아 정부는 단지 미국만이 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물리적 군사력과 경제적 자원의 측면에서 미국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인 데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벗어남으로써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경쟁에서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또한 아프간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아프간과 인접해 있는 만큼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을 관리하는 것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 정부, 그들의 지역 동맹국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샤오린 중국 저장(浙江) 외국어대학 국제관계학자는 미국이 여전히 기술과 제조, 군사력에서 더 강하다면서 "아프간에서 미군이 갑자기 철수하는 것은 중국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미국을 대체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 정부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자원을 서태평양에 재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아프간 완전 철수를 발표한 연설에서 "탈레반과의 전쟁에 복귀하기보단 우리 앞에 놓인 도전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점점 더 적극적인 중국으로부터 직면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선임 펠로는 "미군의 장비들과 미국의 세계적 우위에 있는 모든 요소들이 아무데도 가지 않고 있으며, 이 '영원한 전쟁'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옳았다"며 "(미국의) 자원들을 우선순위 지역, 특히 동아시아와 중국에 집중하고자 하는 욕구는 이 지역에 우려와 불안, 전략적 논리에 대한 이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미국 정부가 마침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약속했다가 아프간과 중동에 집중하면서 지키지 못한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 중심 전략)'를 이행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테러리즘도 중국과 러시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한 탈레반 지도자들은 국제 테러리스트들이 다시는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확신시켰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싱크탱크인 국제문제위원회의 안드레이 쿠르투노프 위원장은 "탈레반이 현재 신장과 중앙아시아를 향한 테러 활동에 자국 영토가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적절한 말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저 말뿐이다. 거기엔 답변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있다"고 했다.

WSJ는 중국 정부는 미국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하길 열망하면서도 아프간 국내 정치에 휘말리거나 파산한 아프간에 무기한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떠맡는 것을 꺼리며, 중국군은 중국의 국경을 넘은 경험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아프간에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러시아 정부도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gayunlov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