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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이 미국인 호위…"카불공항, 美비밀게이트 따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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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육군 82 공수사단 XVIII 공수 군단 사령관 크리스 도나휴(Chris Donahue) 소령이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마지막으로 C-17 화물기에 탑승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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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와 탈레반이 비밀 협정을 맺고 미국인 대피를 탈레반이 도왔다고 CNN이 미 국무부 관리 2명을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특수작전부대는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 '비밀 게이트'를 설치하고 미국인의 대피 과정을 안내하는 콜센터를 설치했다. 미국인들은 공항 인근의 소집 장소로 모여, 이곳에서 신원을 증명한 뒤 탈레반의 안내를 받아 비밀 게이트까지 이동했다.

한 관리는 탈레반의 호위 임무가 하루에도 여러 번 있었으며, 미국인들은 집결 장소에 대해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탈레반의 미국인 이송이 효과적이었고 원활하게 작동했다고 했다.

또 다른 비밀 협정에는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와 기타 특수작전부대가 지상에 배치돼 미국인들을 '콜센터'와 연결하는 역할도 들어있었다. JSOC에는 가장 위험한 대테러작전에 투입되는 델타포스와 네이비실 등의 특수부대가 포함돼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특수작전부대는 공항에 자체 비밀 게이트를 설치하고 미국인에게 공항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지점을 알려주는 역할도 했다.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 사령관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특수작전부대의 개입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이들은 1064명 이상의 미국 시민과 2017명 이상의 아프간인, 127명의 제3국 국민을 대피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다만 매켄지 사령관은 논평에서 델타포스나 네이비실이 포함된 JSOC의 개입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20여일 전, 바이든 대통령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마지막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로이터가 익명의 관리에게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14분간 대화를 나눴고,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으로 인한 카불 함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군을 "최고의 군"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에 맞서 아프간을 통제할 계획이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계획이 무엇인지 안다면 근접 항공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아프간군은 탈레반과 싸우지도 않았고 가니는 지난달 15일 탈레반군이 카불에 입성한 날 헬기로 대통령궁을 떠났다.

백악관은 이 통화에 대한 논평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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