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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세계 속 한류

    ‘등록만 500개’ BTS의 촘촘한 상표권 관리 뚫은 “보라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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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지난 7월 27일 영국 유명 라디오쇼에 출연한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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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벌어들인 광고모델료가 620억원으로 추정돼 ‘걸어 다니는 기업’으로 불리는 방탄소년단(BTS)은 데뷔 전부터 철저하게 상표권을 관리해왔다. 촘촘한 상표권 등록에도 최근 BTS 멤버가 만든 신조어를 둘러싼 상표권 전쟁이 벌어졌다.

    박성우 특허청 심사관은 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BTS 상표권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며 “그중 ‘보라해’ 논란이 최근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보라해’는 BTS 멤버 뷔가 만든 신조어다. 2016년 팬미팅 자리에서 팬들은 응원봉에 BTS 상징색인 보라색 비닐을 씌워 공연장을 보라색으로 메웠다. 이 모습을 보고 감격한 뷔가 “보라해”라고 말했다. 뷔는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끝까지 사랑하고 함께하자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명사인 ‘보라’가 동사로 쓰이면서 전 세계 BTS 팬들은 인사말처럼 “보라해(I purple you)”라는 말을 사용했다. 올해 맥도날드에서 출시된 BTS 세트 포장지에도 ‘보라해’라는 한글이 들어갔다.

    논란은 지난해 9월 한 네일 브랜드에서 ‘보라해’ 상표 출원을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국내 상표법은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선출원주의를 택하고 있다. ‘보라해’를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팬들이 나섰다. 박 심사관은 “해당 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특허청에까지 팬들의 출원 취소 요청이 빗발쳤다”며 “정보제공도 많았다”고 했다. 결국 해당 회사가 ‘보라해’ 상표 출원을 취하했고, BTS 소속사 하이브가 ‘보라해’ 상표를 출원했다. 화장품, 컴퓨터, 귀금속, 문구류, 의류, 놀이 용구 등 10개 분야에 보라해 한글과 영문 상표가 출원됐으며 현재 심사 중이다.

    ◇”BTS 관련 등록 상표 505개, 지식재산권 확보 모범사례”

    박 심사관에 따르면 BTS는 데뷔 전인 2011년 3월 미리 광고업과 연예오락업 분류에서 ‘방탄소년단’ 상표를 출원했다. 상표권은 상품의 종류가 다양한 점을 고려해 국제 표준 45개의 분류로 나누어져 있다. 상표명이 같다고 하더라도 상표분류가 다르면 서로 다른 권리로 인정된다. 즉, 화장품 분류의 ‘방탄소년단’과 문구류의 ‘방탄소년단’의 상표는 다르게 취급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상표 분류를 계속 넓혀 현재는 ‘방탄소년단’ 이름으로 46개의 상표가 등록되어 있다.

    하이브는 ‘BTS’로도 183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문자 상표뿐 아니라 두 개의 문 형태의 심벌마크, 이 심벌마크와 BTS 글자가 결합한 상표도 모두 등록되어 있다. 팬클럽 이름인 ‘아미(Army)’ 역시 문자, 심벌마크 등 다양한 형태와 분류에 등록되어 있다. 멤버의 캐릭터 이미지도 모두 상표 등록을 마쳤다. 올해 8월 기준 하이브는 BTS 관련 상표 531개를 출원했으며 505개가 등록된 상태다.

    이에 대해 박 심사관은 “BTS는 데뷔 전부터 상표권을 관리해왔으며 음악 활동 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확보에서도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아티스트의 권리는 물론이고 팬들의 BTS를 사랑할 권리까지 소중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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