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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경제 위기' 탈레반, 중국에 연일 구애…"일대일로 참여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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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파키스탄, 환영…중국도 탈레반에 우호적 분위기

연합뉴스

중국 왕이 부장(오른쪽)과 바라다르 탈레반 부지도자. [중국 외교부 제공]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투자 유치를 위해 연일 중국에 구애하고 있다.

7일 인도와 파키스탄 언론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CPEC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해외 원조 의존도가 높은 아프간 경제는 탈레반 집권 후 물가 폭등, 외화 부족 등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친 상태다. 아직 국제 사회 대부분이 탈레반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원조가 끊어지고 있고 전 정부의 해외 자금도 묶였기 때문이다.

탈레반으로선 파키스탄처럼 CPEC 참여를 통해 해외 투자를 유치, 이같은 어려움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지난 2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이며 우리에게 근본적이고 특별한 기회를 제시한다"며 "우리는 고대 실크로드를 되살릴 수 있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리 광산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예로 들며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중국을 "세계 시장으로 가는 통행증"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중국 외교 관계자와의 접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몰로이 압둘 살람 하니피 탈레반 정치사무소 부대표가 전날 왕위(王愚)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와 만나 양국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붉은 화살표)과 중국 [구글 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분위기에 파키스탄도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셰이크 라시드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탈레반이 일대일로 참여에 관심을 드러낸 점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반겼다고 현지 매체 돈(DAWN)은 보도했다.

라시드 장관은 "파키스탄은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자랑으로 여긴다"며 "탈레반도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면 매우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갈등 관계인 파키스탄은 지난 몇 년 간 중국과 경제 협력에 공을 들여왔다. 동시에 파키스탄은 1990년대 중반부터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아프간 탈레반이 외국 투자자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일대일로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밝힌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이후부터 사실상 탈레반 정권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아울러 중국은 아프간 해외자금 동결 등 서방발로 나오는 탈레반 제재론에 명확히 선을 그으며 탈레반에 대한 포용도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탈레반 정권과의 협력하에 신장(新疆)위구르 독립지지 세력의 중국 진입을 막고, 경제 협력을 통해 아프간 내 영향력을 넓혀가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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