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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2000억 챙겼다? UAE로 도주한 아프간 대통령 사실상 정권 포기 “후회된다. 국민께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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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습 보여주지 못해 아프간 국민께 사죄” / “지난 40년간 아프간 위해 희생한 국민, 특히 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

세계일보

UAE서 대국민 연설하는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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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쫓겨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의 비극적인 최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에게 사죄했다.

탈레반이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 총리 대행 등 과도 정부 내각 명단을 발표한 뒤 사실상 정권 회복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안정과 번영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전임자들과 비슷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해 후회스럽다”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프간 국민께 사죄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난 40년간 아프간을 위해 희생한 국민, 특히 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지난달 15일 현금다발을 가지고 아프간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비스밀라 모하마디 전 아프간 국방장관은 “가니 대통령이 조국을 팔아넘기고 갔다”며 인터폴에 구금을 요청했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가니 대통령이 도주 당시 1억6900만달러(약 1979억원)를 챙겼다며, 공금 횡령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흘 만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성명에서도 그는 “카불을 떠난 것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아프간에 총성이 울리지 않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탈출 당시 돈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그는 “아내와 나는 돈 문제에 있어서 양심적으로 살아왔다. 유엔 등 독립적인 기관의 수사도 받을 수 있다”며 일축했다.

지난달 18일 영상 메시지에서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이번 성명에서 귀국 관련 언급은 없었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이 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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