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혐의도 공소시효 안 끝났다"
원심깨고 사건 서울고법으로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의 상고심에서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혐의 3개를 유죄로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진은 대법원 대법정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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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대원들을 통해 인터넷 여론 조작 활동 등을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면소 판결한 혐의 다수에 대해 재심리하게 되면서 항소심보다 형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배 전 사령관의 혐의 3개를 유죄로 보고, 항소심이 면소판결한 혐의 2개는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배 전 사령관 등이 기무사 대원들에게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을 지시한 행위가 동일한 사안에 대한 직무집행 과정에서의 일정 기간 계속 행해진 것으로, 이를 포괄해 하나의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러한 이유로,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의 신원조회를 위해 협조공문을 마지막으로 발송한 2011년 4월을 범행 종료 시기로 보고 면소한 원심 판결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면소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사면됐을 때 형사소송 절차를 종결시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재판부는 “실무 담당자들이 행한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을 두고 배 전 사령관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며 배 전 사령관이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배 전 사령관이 대원들을 동원해 여권 지지나 야권 반대 성향의 인터넷 잡지를 제작한 것도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정부를 옹호하거나, 반대 세력을 비방하는 내용의 정치 관여 글 2만여건을 온라인상에 게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대원들에게 온라인상에서 기무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게시자의 신원을 불법 확인하도록 하고, 이 전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쓴 자들의 포털사이트 가입 정보 300여 개를 조회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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