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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갈등 끝나도 한화 vs. HD현대 경쟁 계속…7조 차세대 구축함 향방은?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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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HD현대重 상대 고발 취소

KDDX 사업 수주 놓고 양사 총력 다해

입찰방식 등 놓고 양사 이견 남아있어

한화오션 HD현대重 상대 고발 취소
KDDX 사업 수주 놓고 양사 총력 다해
입찰방식 등 놓고 양사 이견 남아있어
헤럴드경제

[게티이미지뱅크 및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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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군사기밀 유출 관련 수사·처벌 요청 고발을 전격 취소했지만 양사 간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정 공방은 피하게 됐지만 7조원을 훌쩍 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한화와 HD현대가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방산에서 양사가 ‘원팀’으로 공동 수주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에 대해 취소를 결정,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의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 등을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세계가 한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고발을 취소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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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정조대왕함. [HD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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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HD현대 간 갈등이 법정공방으로 확대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양사 간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고발 취소와 별개로 한화, HD현대 모두 KDDX 수주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우리나라 해군의 차기 구축함을 건조하는 등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사업 규모는 무려 7조8000억원이다.

그동안 잠수함 사업에서 강점을 보였던 한화오션이 KDDX 선도함을 수주하게 된다면 한화는 수상함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다. 반대로 HD현대중공업이 사업을 따낸다면 수상함 강자라는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97척의 군함 수주 실적(잠수함 제외)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 HD현대는 KDDX 사업 입찰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법적 리스크를 갖고 있는 만큼 경쟁 입찰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의 군사기밀 유출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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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건조한 율곡이이함. [한화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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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HD현대중공업은 통상 기본설계를 진행했던 기업이 방산 사업을 최종적으로 수주했던 만큼 KDDX 사업도 이와 같은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9년 처음 계획된 KDDX 사업은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2012년 개념설계 업체로 선정됐지만, 2022년 진행된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개념설계가 함정 초안을 그리는 작업이라면, 기본설계는 함정에 설치되는 무기와 시스템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양사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서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대해서도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지정 절차는 방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이전 산업부가 신청 기업들의 사업 수행 여부를 평가하는 작업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모두 KDDX 사업의 방산업체 지정을 신청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개념설계를 하지 않은 한화오션이 지정 신청 자격을 갖추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이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방산업체 지정 절차부터 성실하게 임해 KDDX 방산업체로 지정받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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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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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HD현대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KDDX 수주 결과 발표 이후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당초 올해 7월 KDDX 선도함 건조 사업자 등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한화와 HD현대가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발표를 미루고 있다.

한화와 HD현대간 신경전이 계속되자 방사청은 복수 방산업체 지정, 공동 개발 등과 같은 방식을 한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석종건 방사청장은 유튜브 채널 3PRO TV에 출연해 “나중에 상세함을 설계할 때 지분 싸움이 있을 수도 있고, 법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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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 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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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함 MRO(유지·보수·정비) 수주전도 또다른 경쟁 대상이다. 선박 건조 능력이 후퇴된 미국은 최근 자국 군함의 MRO를 동맹국에 적극적으로 맡기고 있다. 미국 군함 MRO 시장은 연 20조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 규모(80조원)의 4분의 1이다.

수주 성과를 먼저 올린 곳은 한화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2건의 미국 군함 정비 및 수리 사업을 따냈다. HD현대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김성준 대표이사는 20일 기자와 만나 “내년부터 미국 군함 MRO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사가 방산 수출 시장에서 손잡을지도 주목된다. 그간 공방이 지속된 영향으로 호주 군함 입찰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밀려 두 기업이 탈락한 사례가 있어 이번 전격 화해가 만회의 실마리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독일 업체는 각국 정부와 협력해 호주 군당국과 긴밀하게 접촉했지만, 한국은 갈등 관계에 있는 두 회사가 뛰어든 탓에 정부와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화와 HD현대는 입찰을 진행 중인 폴란드(3조원 규모), 캐나다(70조원 규모) 잠수함 프로젝트에서 ‘원 팀’으로 공동 건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월 한화오션을 KDDX 개념설계 관련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번 한화 취소장 제출에 이어 HD현대 측도 이를 취소할지 주목된다. HD현대 관계자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대승적 차원에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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