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미중 아프간 처리 두고 유례 없이 치열한 외교전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아프간 도와야” vs 미국 “투명한 정부 구성이 우선”

뉴스1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톈진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처리를 두고 사상 유례 없이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주변국 외교장관과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아프간을 도울 것을 촉구하자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선진 20개국(G-20) 외교장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아프간에 "보다 투명한 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양국 외교 담당 장관이 주변국과 동맹을 규합하는 등 세몰이에 나서며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

◇ 왕이 주변국에 아프간 지원 촉구 : 왕이 외교부장은 8일 아프간 주변국 회의를 열고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에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화상 회의 방식으로 주변국 외교장관 회담을 주도했다. 이란,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외교장관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

왕 부장은 회의에서 "우리는 아프간 문제의 역사적 경위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은 아프간과 관련 교훈을 얻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그 동맹은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다. 이들의 개입에도 지난 20년간 아프간 내 테러 세력은 제거되지 못했고 오히려 늘었다. 이들은 어떤 나라보다 아프간에 경제, 민생, 인도적 지원을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은 아프간을 힘껏 도울 것이라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중국은 300만 도스의 코로나19 백신 등 모두 2억 위안(약 361억원)의 식량과 월동물자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특히 “탈레반이 테러 세력과 관계를 완전히 끊으면 중국은 더 많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블링컨 유럽서 20개국 외교 장관회의 주도 : 이에 맞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독일에서 화상으로 G-20 회의를 주도했다.

뉴스1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8일 독일 람스타인 공군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화상회의를 주도한 뒤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은 새 정부 구성과 관련 국제적 정당성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국제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보편타당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존중하고 여성 인권도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탈레반이 새 정부를 구성하는데 다른 정파를 포함하지 않고, 여성도 배제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공동 기자회견을 했던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탈레반을 제외하고 어떤 단체도 포함되지 않은 임시 정부는 국제 협력과 아프간의 안정을 위해 좋은 신호가 아니다”고 말했다.

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독일 람스타인 공군 기지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내각에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새 정부의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카타르에 아프간 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아프간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향후 아프간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 지를 두고 동맹국과 주변국을 규합하는 등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