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호떡 갑질' 화상 입은 호떡집 주인 "미안함 전달 받은 적 없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사진=KBS뉴스 화면 캡처


세계일보

9일 손님이 던진 호떡으로 튄 기름에 화상을 입은 호떡집 주인A씨의 팔이 붕대로 감겨 있다. A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떡을 잘라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자 화가 난 손님이 펄펄 끓는 기름통에 호떡을 던져 심한 화상을 입은 ‘호떡 갑질’ 사건의 피해자인 호떡집 주인이 “담당 형사님은 피의자를 만난 적이 없으시고, 저는 미안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 호떡집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그는 “그저께쯤 기사를 보고 있자니 피의자가 고의가 아니라고 했고, 미안함을 전했다고 하는데 희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른쪽 팔과 가슴 등에 3도 화상을 입은 주인은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며 그는 “일단 기사에 난 것처럼 인공피부 붙이는 수술을 해야하는데 수술 시기 잡는 것 때문에 의사선생님이 고민을 많이 하시고, 이젠 월요일날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며 “수술 후 치료와 관리 얘기도 (의사가) 한참을 설명 하시던데, 일단은 수술부터 받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이슈되는 사건있으면 종종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와서 보곤 했었는데, 이번엔 제가 주인공이 되어있네요. 인생 참...”이라며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병원 안에 있으니 면회 안 되고, 외출 안 되고, 병동이 다 깜깜한데 잠은 안 오고, 생각 할수록 황당하고 화도 나고, 왜 나인지 억울하기도 하고 그렇다”며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에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치료 잘 받고 쾌차하세요”, “언제 호떡 먹으러 가겠습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응원하는 동시에 “피해자와 절대 합의하지 말아달라”, “육하원칙에 의거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진정서(엄벌탄원서) 작성해 전달해달라고 지인이나 가족에게 부탁하라”고 조언했다.

앞서 해당 사건은 지난 5일 발생했다. 손님 A씨가 호떡 두 개를 주문한 뒤 “일행과 나누어 먹는다”며 잘라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주인이 “호떡을 잘라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거절, 가게 내부와 메뉴판에 ‘커팅 불가’라는 안내 메시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남성은 테이블에 놓인 가위를 발견하고 다시 “잘라 달라” 요구했고 주인은 또 한번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그 가위는 음식용이 아니라 테이프 등을 자르는 데 쓰는 가위였다. 주인은 “그 가위는 테이프를 자르는 데 쓰는 더러운 가위라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화를 내며 욕설과 함께 주문 받은 호떡을 튀기는 기름통 안으로 던졌고, 주인의 몸에도 기름이 튀어 오른쪽 손등에서부터 어깨, 왼쪽 가슴 부위까지 2~3도 화상을 입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