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 해군본부 등 대상 성범죄 관련 현장점검 결과 발표
도서·오지부대 경우 즉각적 외부기관 도움 요청 어려워
성고충상담실 공동이용시설에 위치…2차 피해 발생 우려
지난달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근조 화환을 실은 화물차가 출입 허가 후 정문을 지나고 있다. 국군대전병원에는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를 한 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군 여성 중사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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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해군본부와 해군 2함대, 2함대 예하 해당 기지를 방문해 성범죄 사건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발표했다.
지난 5월 27일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던 해군 A중사는 민간 식당에서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 중사는 사건이 정식 보고된 지난달 9일 본인 요청에 따라 육상 부대로 파견됐지만 사흘 만인 같은 달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여가부는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현황 파악 및 원인 분석 등 통계자료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며 “해군 단위의 재발방지대책 수립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식신고 전이라도 피해자에게 상담·의료·법률·인사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한 것과 관련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여가부는 전했다.
특히 A중사의 사례처럼 도서 및 격·오지 부대의 경우 즉각적인 외부기관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성고충심의위원회가 성희롱 여부만 판단하는 기능이 있을뿐만 아니라 징계위원회 역시 외부위원에게는 의결권이 없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고충과 관련한 상담을 위한 제반 여건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가부는 “사건 피해자가 성고충전문상담관과의 정기상담 시 이미 성범죄 피해가 있었지만 관련 고충을 털어놓지 못했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상담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고충상담실도 부대원 공동이용 시설과 함께 위치하고 있어 상담의 비밀성·안정성 확보가 어려워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가부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재발방지대책 수립 시 반영토록 해군에 요청했다”며 “재발방지대책의 이행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군대 내 인사·근무환경·성범죄 사후처리 과정 등 조직 전반에 양성평등한 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계획 수립을 요청하고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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