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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수도권 확진 최고치, 추석 연휴때 전국 번질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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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전보다 늘어난 이동량, 급격한 방역 해이 ‘빨간 불’

조선일보

밤 10시 홍대 앞 - 지난 11일 밤 10시가 막 넘어선 서울 마포구 홍익대 유흥가 모습. 거리 두기 4단계 식당·카페 영업 허용 시각인 밤 10시가 지나자 젊은이들 수백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곳곳에서 담배를 피웠으며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최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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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밤 10시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식당·술집 밀집 지역. 밤 10시 영업 종료 시각이 되자 20~30대 청년 수백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우거나,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길거리 술판’을 벌였다. 야외 음주를 금지한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이다. 이날은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수도권 등 거리 두기 4단계 지역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6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허용한 뒤 맞는 첫 주말. 방역 완화 조치가 미치는 방역 해이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방역 해이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추석 연휴를 맞아 이동량이 늘어나며 모임이 활성화될 조짐이라 방역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일 신규 확진자는 14일 2080명, 15일 1943명에 이어 16일에도 오후 10시 현재 1910명을 넘었다. 지난 9일 기준 사람들 이동량(식당·카페·쇼핑센터·놀이 시설 등)은 지난해 코로나 유행 직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은 14일 80.5%, 15일 78.4% 등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이 증가하면 감염 확산이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급격히 무너지는 ‘방역 둑’

수도권 지역 등에 적용되고 있는 거리 두기 4단계는 ‘무늬만 4단계’일 정도로 이미 약효가 떨어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이동량 분석을 보면 9일 현재 이동량은 코로나 이전보다 4.57% 늘었다. 하루 확진자가 2000명 안팎 쏟아지는데도, 거리 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집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의미다. ‘6인 모임’을 허용한 방역 완화 조치도 한몫했다. 지난 6월 말 4차 대유행이 시작되고 난 뒤 역대 둘째 최다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24일 이동량은 코로나 유행 이전보다 3.14% 떨어졌으나, 그 뒤로 이동량은 계속 늘고 있다. 이동량이 늘면 감염 잠복기 등을 고려해 2주가량 이후 감염자 전파가 본격화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9월 말 정점을 지나 코로나 4차 대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방역 당국 기대가 어긋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추석 지나면 4000명 안팎 될 수도

추석 연휴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차 대유행’ 불길이 다시 한번 비수도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한 명이 몇 명에게 확산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는 수도권의 경우 1.03, 비수도권은 0.95다. 1이 넘는 경우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하루 확진자는 지난 14일 역대 최다치인 804명을 기록했고, 16일에도 오후 10시 현재 8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 지방으로 이동량이 많으면 유행은 언제든 전국화할 수 있는 상태다. 국회 백종헌 의원실이 질병청에 요구한 ‘확진자 추이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거리 두기를 잘 지키지 않는 등 상황이 악화하면 이달 말 확진자가 4000명 안팎까지 늘 것이란 예상까지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백신을 맞았다’는 안심이 되레 독(毒)으로 작용해 작년 추석보다 이동량이 더 늘어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면 10월 말에서 11월 초쯤 정부가 시작하겠다던 ‘단계적 방역 완화 조치’ 시행 시점도 계속 뒤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는 “아직은 유행 상황이 관리 통제 범위를 벗어날 정도라고 보지는 않지만, 이번 명절엔 아직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동을 자제하고 가족·친지 방문을 하지 않는 게 방역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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