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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빅블러’ 시대의 공룡,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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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후 #mint

요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기업 광고가 있습니다. 카카오톡 캐릭터 ‘라이언’을 내세운 ‘라이언 상조 서비스’입니다. 카카오의 상징인 노란색 배경에, 라이언이 회사 대표로 나와 “의례적인 장례식, 이젠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회사 서비스를 홍보합니다. 카카오 상조 이모티콘 세트를 제공하고, 카카오페이를 활용한 부의금 송금 서비스와 장례식 모습을 기록해주는 ‘사이버 추모관’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 광고는 네티즌이 만든 패러디입니다. 하지만 댓글 반응은 자못 심각합니다. “요즘 카카오의 확장세를 보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란 겁니다. 전자상거래(카카오커머스), 은행(카카오뱅크), 게임(카카오게임즈), 콘텐츠 및 연예기획(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부동산(카카오스페이스) 등, 카카오는 계열사만 118개(4월 기준)에 달하는 국내 첫 IT(정보기술) 대기업 집단이 됐습니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확장은 ICT(정보통신기술)를 매개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의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삼성이 현재 59개의 계열사를 갖기까지 걸린 시간은 83년입니다. 반면 카카오는 그 3분의 1도 안 되는 기간에 정확히 2배에 달하는 계열사를 갖게 됐습니다.

빅테크의 독과점은 빅블러가 초래한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한국을 비롯, 세계 각국이 빅테크 규제에 뛰어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빅블러를 통해 신기술로 무장한 경쟁자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또 중국이 보여주듯, 규제 일변도 정책은 산업을 파괴하고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결국 빅테크와 경쟁할 만한 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이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올 들어 7월까지 탄생한 전 세계 총 291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중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마켓컬리)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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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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