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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WSJ “文대통령, 북한이 무슨 짓 하든 원조 추진… 김씨 왕조만 배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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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 “바이든 정부, 북핵 포기 없이 협상 나서면 실패한 역사 되풀이”

미국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 시각) 사설에서 “퇴임을 앞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이 ‘인도적 원조’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떠한 원조도 평양 엘리트층에 혜택을 주고 김씨 왕조만 강화할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양보 없이 나와선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WSJ는 이날 ‘북한의 핵 유혹-평양의 핵개발 저지는 채찍과 당근 모두 실패했다’는 제목의 무기명 사설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WSJ는 이번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 “장기 제재로 악화하는 북한 경제 속에 김정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도발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빌 클린턴 미 행정부 때부터 북한이 ‘먼저 나쁜 짓을 하고 과장된 위협을 한다→그다음 비난 수위를 낮추고 대화에 합의한다→마지막으로 양보를 손에 넣고 이전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예측 가능한 협상 전략’을 수십년간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WSJ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고난의 행군’을 시작할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은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새 대북 정책도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최근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 발사로 바이든 정부에 협상을 하자고 꾀어내고 있지만, 핵 포기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미국이 협상에 나선다면 실패한 역사가 되풀이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북한 무기 개발에 대한 미약한 사찰과 제한을 대가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북한에 또 ‘우릴 속여도 된다’는 초대장을 주는 셈”이라며 “미국은 김씨 일가가 핵무기 포기를 결정하면 협상의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때까지는 제재와 군사적 억지를 유지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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