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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코로나19 장기화에…중소기업·근로자 모두 ‘우울한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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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부진·원자재가격 상승…추석상여는 ‘꿈도 못꿔’

근로자들, 회사 사정 이해하지만 빈손 추석에 ‘침울’

뉴스1

대전충남 중소기업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침울한 분위기다. 특히, 직원들에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영자나, 빈손으로 추석을 맞아야 하는 근로자의 표정에서는 우울함과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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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 대전의 한 중소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A씨(37)는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도 마음이 무겁다. 적은 금액이지만 매년 명절 때마다 나왔던 상여금도 올해는 없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매출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회사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얇아진 지갑에 맘도 편치 않아 결국 하씨는 이번 추석 고향 방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 충남 아산에서 식품가공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대표(47)는 이달들어 직원들과 마추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코로나19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수입 밀 가격 폭등으로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졌고,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오히려 손실이 더 커지는 상황이 계속됐다. 정부 지원으로 어떻게든 연명은 하고 있지만 지난해 추석부터 직원들 상여금 지급은 꿈도 못 꿀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대전충남 중소기업계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침울하다.

특히, 직원들에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경영자나, 빈손으로 추석을 맞아야 하는 근로자의 표정에서는 우울함과 침묵만이 흐르고 있다.

‘추석 블루’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들의 이같은 침울한 분위기는 각종 조사자료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55.8%의 기업이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 매출액 규모가 작을수록 자금사정 ‘곤란’ 응답비율이 높았으며, 주된 사유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96.4%에 달했다.

특히, 추석 상여금(현금) 지급계획의 경우 ‘지급예정’이라는 응답이 34.2%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기본급을 거의 인상하지 않고, 상여금·성과급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기업체 노동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직접노동비용은 428만 4000원으로 전년(425만 2000원)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고정·초과 급여는 360만 3000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지만, 상여금과 성과급은 65만 4000원으로 10.6% 줄었다.

이는 코로나19로 경영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상여금과 성과급부터 줄여 인건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충남 논산시 소재 중소기업 근로자 C씨(41)는 “코로나19 이후 회사 매출이 점점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을 잘 안다. 그래서 (추석상여금은) 애당초 체념했다”라며 “고향 방문은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부모님께 용돈 등으로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느냐”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와 관련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매출부진과 더불어 원자재가격 급등 등 중소기업들의 경영애로가 더 커지고 있다”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유동성 확보 지원 등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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