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캠프 의원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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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재창출이란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의 의원직 사직안을 표결하기 전 신상발언을 통해 한 말이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이 될 ‘호남 경선(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을 앞두고 이 전 대표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이 전 대표는 ‘호남 경선을 앞둔 각오’를 묻자 “호남이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호남은 20만명(비중 28.29%)의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있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당내에선 호남 경선의 결과가 그 뒤 열리는 2차 슈퍼위크와 수도권 경선의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는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남에서 이겼으면 좋겠다.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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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캠프 “추석 연휴 호남 총력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숙희씨가 15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도민 1만명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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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캠프의 호남 경선 목표는 1위 이재명 경기지사의 6연속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와 아내 김숙희씨를 비롯해 캠프 구성원 대부분이 이번 추석 연휴에 호남에 머물면서 총력전을 펼친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내부에서 캠프를 광주로 옮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부분이 호남에 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에서 캠프 의원단 전원과 무등산 내 ‘노무현 길’을 걸으며 전의를 다졌다. 이후 전남과 전북을 오가며 최대한 많은 당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과 김숙희씨의 고향 전북 순창도 방문해 성묘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왼쪽부터), 홍영표, 김종민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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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경선을 앞둔 16일 이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한 친문 부엉이모임의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 박광온 의원은 “합류한 세 의원이 호남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연설을 하면 이 지사를 뽑으려 했던 상당수의 당원들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을 공략할 메시지 전략도 새로 짰다. 요즘 이 전 대표는 “될 것 같은 후보가 아니라 돼야 할 후보를 뽑아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16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불안한 후보(이재명)’와 ‘안전한 후보(이낙연)’를 대비하면서 “흠 없는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야 대선 승리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통적으로 될 것 같은 사람을 밀어주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성향을 의식한 발언”이라며 “이 전 대표의 고향이 호남이고 당 대표 때 조직을 잘 만들어놨다고 해서 호남 사람들이 무조건 찍어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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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된 정세균의 호남 표는 어디로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후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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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차 슈퍼위크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득표율(4.03%)을 받고 후보직을 사퇴한 것도 호남 경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가 공들여 놓은 지지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총리는 “백의종군하겠다”며 특정 주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겠단 뜻을 밝힌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총리와 최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정 전 총리가 ‘서로 마음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또 중앙일보 인터뷰에선 “정 전 총리와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며 “(정 전 총리의 지지자를 흡수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람 마음을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정세균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이 지사의 과반 득표 저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가 제시한 여론조사(알앤써치, 12일 발표)의 ‘민주당 호남 지역 후보 적합도’에선 이재명 지사가 40.2%, 이낙연 전 대표가 36.4%, 정세균 전 총리가 6.6%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론 가능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진짜로 정 전 총리 지지층이 대거 이 전 대표쪽으로 이동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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