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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배달기사가 새벽 1시 초인종 눌러, 환불 받았다”… 갑질고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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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새벽 1시에 초인종을 눌렀다는 이유로 음식값을 환불 받은 고객./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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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배달기사가 초인종을 눌렀다는 이유로 배달앱 식당에 별점 4개를 남긴 고객의 사연이 전해져 갑질 고객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고객은 이후 별점을 1개로 수정했고, 식당 측에 항의해 음식값을 환불 받았다.

A씨는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 시켰는데 새벽 1시에 초인종(공동현관 세대 호출 버튼) 눌러서 별점 4점 줬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가게 공지사항에 5점 줄 거 아니면 리뷰 이벤트 받았어도 달지 말라는데, 그건 그거고 내가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분 나빠서 4점 줬다. 5점으로 바꿔야 한다 생각하냐”고 물었다.

A씨는 초인종을 누르지 말아 달라는 별도의 요청사항은 적지 않았으나, 공동현관 비밀번호와 “문 앞에 두고 문자 달라”는 요청사항을 기입해뒀다. 배달 기사는 공동현관에서 비밀번호 대신 세대 호출 버튼을 눌러 건물로 들어갔다. 집 앞 초인종은 누르지 않았고, 요청대로 음식을 두고 문자를 남겼다고 한다. A씨는 댓글을 통해 “새벽 1시에 (공동현관) 호출 누르는 게 정상이냐”며 불쾌했던 당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네티즌들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배달기사의 실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배달기사가 비밀번호를 적어둔 점과 늦은 시각인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식당 잘못이 아니라 배달원 잘못인데 전혀 상관 없는 곳에 별점을 그렇게 주면 어떡하냐” “배달기사님이 배달하는 거 아니냐. 사장님 잘못은 없는데 왜 별점을 굳이” “배달원은 가게랑 상관없다. 진상도 알고 부리자” 등의 의견을 내며 항의 대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배달기사에게도 잘못이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A씨가 요청사항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호출 누르지 말라고 확실히 쓴 거 아니면 누를 수도 있다” “공동현관 비밀번호 써놓고 현관문 벨 누르지 말라는 말은 안 써놓지 않았냐” “새벽에 벨 누른 건 기분 나쁠 수 있는데 ‘벨 누르지 말아 주세요’라고 정확하게 써야 배달원도 오해 안 하실 거다. 가게는 죄 없이 별점 깎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후 추가 글을 통해 “사장님이 배달기사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비밀번호 누르기 귀찮아서 초인종 눌렀다’고 확인했다고 한다. 피해줘서 죄송하다고 환불해주셨다”며 “사장님이 다음에 시킬 때 닉네임 적어주면 서비스 준다고 했다”고 알렸다. 이어 “별점은 사람들이 5점 주라고 말해서 바꿨었는데, 내가 피해 본 건 맞아서 1점으로 바꿨었다”고 덧붙였다.

A씨의 환불 후기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진상이다” “갑질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A씨는 “정당한 대우 받은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한 네티즌의 물음에 “내 돈 주고 배달시켰는데 배달 서비스가 날 무시한 거니 환불해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답글을 남겨 네티즌들을 또 한 번 당황케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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