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대권주자 崔 “비판 두려워 못 꺼낸 말”
“수십조원 세금 검증 없이…국민이 피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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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일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추정 예산이 12조~29조원으로, 논란 많던 4대강 사업 예산보다 많다”며 “그러나 국민 혈세를 수십조원을 쓰게 될 가덕도로 (사업)변경은 아무 절차적 정당성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지만 비판이 두려워, 표가 떨어질까봐 선뜻 꺼내지 못한 이야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울산·경남(PK) 출신의 대권주자가 PK 내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는 일을 놓고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이다. 기존의 정치 문법을 깨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최 전 원장은 “신공항 건설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이뤄지고, 국가적 필요에 의해 정부에서 집행하는 것이어서 예산도 중앙정부가 지출한다”며 “수십조원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가덕도 신공항은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 후 한 달도 채 못돼 법안이 발의되고, 3개월만에 통과됐다”며 “국민적 공감대, 경제적 타당성과 함께 주변 시민의 의견조차 조사되지 않은 상태로 추진됐다”고 꼬집었다.
최 전 원장은 “급조된 계획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국민의 세금 수십조원을 쓰는 일을 검증조차 없이 여론에 따라 날치기로 진행한다면 무슨 낯으로 국민에게 세금을 내라고 요구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월성1호기 등 탈원전 과정에서 낭비된 천문학적 비용, 조단위의 돈이 흘러 들어갔으나 어디에 쓰였는지 알 길 없는 시민단체 지원금 등 모두가 국민의 돈”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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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원장은 “(정치권은)객관적 입지 선정 절차를 건너뛰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부터 만들었다”며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보고서는 계획의 전면 백지화라는 결론에 이른 게 아니었다. 그러나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이 보고서를 근거로 김해신공항 안을 철회하고 가덕도로 신공항 입지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획안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해 검증조차 받지 않은 다른 안으로 결정하면 안 될 일”이라며 “보선을 앞두고 표몰이를 위해 급히 추진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그저 이슈를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문제에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옮기고, 지역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매표성 입법”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으로 직접 이익을 본 사람은 아마 오거돈 전 시장 일가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많다고 했다”며 “여당만의 잘못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저는 국민의 돈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혈세를 쌈짓돈처럼 쓰는 행위에 명백히 반대하겠다”고 강조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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