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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곽상도 아들 50억’이 뒤바꾼 대장동 공방…이재명 ‘역공’, 이낙연 ‘수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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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연설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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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겨눠졌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이 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대응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부동산 개발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지사는 이를 반전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을 고리로 경선에서 이 지사를 추월하려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공세의 방향과 수위에 대한 고심에 들어갔다.

이 지사는 27일 적극적 공세로 전환했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곽상도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곽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불법적으로 진행해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전날 알려지자 “이익분배구조를 설계해 준 이 지사야말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 측은 이를 ‘국민의힘 게이트’로 전환시킬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의힘 비리 의혹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며 “야당의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는 수사 칼날을 피하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도 전날 SNS에서 “국민의힘 토건비리 커넥션은 여전히 변함없다”며 야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청했다. 특히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의혹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지사는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6.4%포인트 오른 30.0%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 7월 첫째주 이후 3개월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모임인 성공포럼은 오는 28일 ‘개발이익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를 열어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방안 등을 다룬다. 이 지사도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2위 주자인 이 전 대표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동안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에게 대장동 의혹 진실규명을 요구하며 ‘화천대유 방지법’까지 제안하는 등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공격 소재로 써 왔다. 하지만 곽 의원 등 국민의힘 관련자들의 이름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장동 의혹은 여야 맞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어, 이 지사에 대한 맹목적인 네거티브는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 비리의 본질은 부정부패”라며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를 촉구했다. 조준점을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동맹”으로 다소 광범위하게 잡아 놓고 이 지사를 겨냥한 대장동 의혹의 불씨를 계속 살려 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 지사도 이 사업의 인허가권자이고, 사업의 설계자를 자처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금은 큰 그림 중 코끼리 다리도 나오고 귀도 나오고 하는 상황”이라며 “언제일지 모르지만 코끼리 전체가 그려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지사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모호한 메시지를 통해 이 지사 연루 가능성의 여지는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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