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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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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토안보부 장관 “아이티 난민 추방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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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워싱턴DC=UPI연합뉴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수비대가 아이티 난민에게 비인도적인 대우를 해 비난을 받은 가운데 국토안보부 장관이 기마 순찰의 중요성을 밝히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이티 난민 추방을 옹호하고 나섰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NBC와 인터뷰에서 기마 순찰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델 리오 지역에서 국토안보부 산하 국경수비대는 기마 순찰을 하며 아이티 난민에게 말 고삐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이 같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론화되며 비판 여론이 일었고, 백악관은 델 리오 지역에서 기마 순찰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동시에 진상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마요르카스 장관은 공분을 산 사진에 대해 “그 사진이 관세국경보호청(CBP) 전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미 당국은 공중보건에 관한 연방법 42호를 근거로 델 리오 지역 난민촌에 있는 아이티인들을 아이티로 되돌려 보내고 있다. 연방법 42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신종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하도록 허용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아이티 난민들의 추방이 연방법 42호를 근거로 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우리 지역 사회와 이주민,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권한으로 연방법 42호를 갖고 있다”며 “연방법 42호는 이민 정책이 아닌 공중보건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난민을 추방할 때부터 줄곧 비판을 제기했다. 이달 초에도 미 보건 전문의 30명은 마요르카스 장관과 CDC에 서한을 보내 “연방법 42호는 과학적 근거가 아니며,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코로나19를 제대로 예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추방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줄이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과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에 따르면 지난 몇 주간 미국에서 4000여 명의 아이티 난민이 추방됐다. 또, 현재 델리오 지역의 1만2400명의 난민이 추방과 수용 여부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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