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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여야, 서로 "몸통" 삿대질…얽히고설킨 대장동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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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송영길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9.27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고동욱 기자 = 여야는 27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진영을 '몸통'으로 규정하며 전방위로 충돌했다.

당내 경선 중립을 의식해 지도부 차원의 대응을 자제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슈의 초점이 야권 전반의 연루 의혹으로 옮겨갔다고 보고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까지 거론하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전선을 확장했다. 전선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정국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공방의 '주연' 격인 이 지사 측이 전날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을 직접 고발한 데 맞서 곽 의원은 무고라고 반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법정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민주당은 이날 곽 의원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사실을 국민의힘 지도부가 미리 파악했다는 점을 집중 타격했다.

곽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도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며 의원들의 추가 연루 의혹을 숨김없이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

송영길 대표는 최고위에서 국민의힘이 그간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을 거론하며 "누구 것인지 다 알고 있으면서 누구 거냐고 소리치고 있다"며 "도대체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고 되물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사실을 이미 알았으면서도 '국민우롱 쇼'를 벌였다는 사실에 기가 찬다"며 "김기현 원내대표는 곽 의원 외에도 다른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유착관계를 알고 있다면 당장 사실을 밝히고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도 곽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며 총반격에 나섰다.

특히 병채 씨가 받은 50억원에 뇌물 성격이 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지사 캠프 홍정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곽 의원을 대상으로 한 뇌물공여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화천대유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방해하고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끈다면 국민의 공분만 살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기현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9.27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이에 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고발은 무고죄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향후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며 맞고소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특혜 의혹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당내 진상조사 특위는 오전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 대국민 여론전을 이어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과 이 지사를 향해 "숨기는 것이 얼마나 많기에 특검 수사마저도 피하려고 하느냐"고 "숨기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다.

특위 위원장인 이헌승 의원은 "스스로 대장동 개발 설계자라고 하는 이 지사는 국민에게 진실이 무엇인지를 털어놓으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3년 추진된 위례신도시 사업 역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유사한 형태의 특혜 구조가 의심된다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특정 무리가 위례에서 재미를 본 뒤 판을 키워 대장동에서 치밀한 계획하에 역대급 일확천금으로 한탕 해 먹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긴급담화문을 발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며 야권 대권후보간 공조 및 범시민대책기구를 제안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간 여권을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비판해온 만큼 퇴직금 논란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스스로를 되돌아 엄중하게 살펴보는, 뼈를 깎는 각오로 대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고,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보통의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줬다"며 공개 사과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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