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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기견 입양했다 ‘파양’ 논란 겪은 이재명 “개 식용금지, 크게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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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가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한 것에 대해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는)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생명체”라는 이유다. 그런데 이 지사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유기견을 입양했다가 경기도 지사가 되면서 데리고 가지 않아 ‘파양’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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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농업기술센터 내 잔디밭에서 열린 동물복지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동물보호센터 보호견 '오리'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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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검토’를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당연한 조치이고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반려동물은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생명체”라며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개 식용은 사회적인 폭력일 수 있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드렸다”며 “저는 개 식용 문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성남 모란시장을 5년여의 기간 동안 토론과 설득, 합의를 거쳐 정비해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 복지는 곧 인간에 대한 복지다. 개 식용 금지와 반려동물 복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면 우리사회는 지금보다 더 따뜻해지고 성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기견 ‘토리’ 입양한 文대통령, ‘유기 반려동물’ 관련 보고 받아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그 뒤 문 대통령은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며 “관계 부처에서 검토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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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의 이름을 공개하고 지자체에 분양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서 "석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보내주신 의견에 따라 이름을 '아름', '다운',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지었다"며 "가장 귀엽고 활발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도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있다면 두 마리씩 분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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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은 ‘애견인’이라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반려견 마루·토리·곰이와 반려묘 찡찡이를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설을 맞아 국민들에게 보낸 SNS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찡찡이가 설 지나면 17살 되는데 사람으로 치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라며 “마루가 15살, 유기견 보호센터 구조된 토리도 꽤 됐다”고 썼다.

믹스견인 토리는 유기견이다. 문 대통령이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날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며 입양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개 식용금지 검토’ 지시를 하기 전 김 총리에게 받은 보고도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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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26일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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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행복이’ 입양했던 이재명, 경기지사 갈 때 데려가지 않아

그런데 이 지사는 과거 유기견과 관련해 구설에 올랐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4년 10월, 동물보호단체 카라로부터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했다. ‘유기동물 입양 홍보’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지사가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후 성남시에 남았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 안광환 성남시의원은 “한번 버림받았던 행복이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이용하고 목적 달성 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개만도 못하다는 손가락질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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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행복이'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유기견 행복이 입양은 성남시가 한 것이지 시장 개인이 한 게 아니다”라며 “경기도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개인 소유가 아니어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썼다. 카라는 행복이를 다시 데려와 새로운 보호자에게 보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0일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하겠다”며 동물복지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채식 선택권과 비건문화 확산’도 포함됐다. 이 지사는 “임기 내 모든 공공기관 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민간으로도 비건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도한 육식은 자연 파괴와 기후 위기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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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때 입양했던 유기견 '행복이'. 그런데 입양은 이 지사가 아닌 성남시가 한 것이었고, 이 지사에게 행복이를 보냈던 '카라'는 다시 행복이를 데려와 보호자를 찾아줬다. /카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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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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