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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금융당국 대출 조이기 속 토스뱅크 출범…대출 쏠림 ‘풍선효과’ 감당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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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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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강도높은 대출조이기 속에서 오는 5일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막힌 대출수요가 토스에 쏠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3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기준 최대 한도 2억7000만원에 최저금리는 2.76%를 내걸었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100%’로 묶인 상황을 감안하면 파격적 조건이다. 지난달 10일 계좌개설 사전신청 개시 이후 3일 만에 사전신청자 5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 90만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된다.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다소 느슨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부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5~6%대로 맞춰야 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카뱅)는 올해들어 20% 이상 늘어나 가계대출 잔액이 24조5133억원에 달하면서 신규 마이너스통장 발급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토스뱅크로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카뱅이 대출 중단에 들어가면서 고객유치에 유리해졌다.

다만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충족하면서 공격적으로 신규대출을 실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스뱅크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체 신용대출 목표액은 4693억원이다. 당국에 제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34.9%를 적용하면, 중·저신용자에게 최소 1637억원 대출을 내줘야 한다. 중·저신용자 대출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진다면 은행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해 자산건전성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소득수준과 대출 연체 이력 등에 따라 신용점수를 내는 신용평가사(CB)의 데이터를 1차적인 검증장치로 사용하되 토스 고객의 통신비·공과금 납부 내역, 쇼핑 이력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적용해 신용평가 신뢰도를 높여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떤 비율로 조합해 CSS를 개발할 지는 모르겠지만 비금융 데이터에 기반한 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꽤 높다”면서 “비금융 데이터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고, 반영했을 때 효과는 실제 여신 사업을 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를 강력하게 주문하는 상황에서 토스뱅크 홀로 공격적으로 대출영업을 하기도 어렵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을 준수해서 대출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연봉소득 대비 대출한도 비율 등도 당국 요구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한 것처럼 신용대출을 연봉 이내로 축소할 경우 토스뱅크가 제시한 최대한도만큼 받으려면 연소득이 2억7000만원 이상이어야만 한다.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대출영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500억원 규모 자본금으로 시작하는 토스뱅크는 향후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대출을 대규모로 늘리기 어렵다.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BIS) 8.5%를 적용할 경우 토스뱅크는 약 3조원의 수신으로 모든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규모나 토스뱅크로 대출쏠림을 감안한다면 한 달 만에 대출이 다 소진될 수도 있다”면서 “카뱅이 그랬던 것처럼 출범과 동시에 대규모 증자가 이뤄져야만 대규모 대출 취급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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