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능선에 도달한 이 지사는 금주말 마지막 수도권 지역순회경선과 3차 슈퍼위크를 남겨둔 상태다. 아직 투표하지 않은 경기·서울 대의원·권리당원과 3차 국민선거인단이 도합 62만명이다. 하지만 2차 슈퍼위크를 통해 굳어진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5일부터는 이 지사의 홈그라운드 격인 경기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다. 이처럼 본선직행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해서 그의 앞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이번 경선, 나아가 본선무대에서의 최대 변수중 하나로 꼽히는 대장동 의혹이 게이트 성격으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 본인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유씨는 사업자 선정 및 배분에 관해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제공하고 수억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에 과도한 배당이익이 가도록 이익배분 구조의 설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2차 슈퍼위크를 압승한 이 지사는 3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 "오히려 대장동 사태가 제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며 "토건 세력, 우리 사회의 기득권 부패 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혹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명명하고 '토건·기득권 세력'과 각을 세워 정면돌파한 것도 일종의 승부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의혹에 대해, "경기도 성남시는 요지경 같은 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토건족, 지자체, 정치, 법조, 언론이 엉클어져 몇천억 배당금, 몇십억 퇴직금을 주고받으며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복마전 사건"이라며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른바 '명낙대전' 후유증의 극복이 본선무대에서 최대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지사는 7월1일 대권도전을 선언하며 공정과 성장을 화두로 던졌다.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할 수 있도록 해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또 지속적 공정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보편복지국가 등을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행정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그의 실용 성장 추구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작지않다. 대장동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민의힘 게이트'라 칭하며 정면돌파한 그에게 지지층이 결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정책비전 경쟁은 실종하고 '봉고파직' '위리안치' 등의 막말로 구태의연한 정쟁의 중심에 섰다는 세간의 지적도 이 지사는 귀담아듣기를 바란다. 이 지사가 유력한 주자로서 대권도전 선언의 초심을 잃지 않고, 각종 검증에도 성실히 대응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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