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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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요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 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박예지 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와 나모 검사, 김 전 회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당시 술자리 참석 인원과 술값 계산에 대한 부분을 놓고 다퉜다. 이 변호사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며 "당일 피고인이 술과 향응을 받은 액수가 100만원에 미치지 못해 형사상 처벌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나 검사 변호인 역시 이 변호사 측의 의견에 동의했다.

검찰은 술자리 참석자를 5명으로 보고 있지만 피고인 측은 7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술값을 7명으로 나누면 1인당 수수액이 형사처벌 대상 액수(100만원)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가 공모해 지난 2019년 7월18일 나 검사에게 536만원 상당의 술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본다. 김 전 회장은 술자리 비용을 결제했고 이 변호사는 김 전 회장에게 나 검사를 소개해 준 것으로 파악된다.

나 검사는 지난해 2월초 구성된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던 검사다. 다만 검찰은 나 검사가 라임 수사팀에 합류한 시점이 술접대 이후 7~8개월이 지난 뒤이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뇌물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이날 증인으로는 이 변호사와 나 검사가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유흥업소 직원이었던 A씨가 출석했다.

증인심문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A씨에게 과거 A씨가 작성한 대금 장부를 제시했다. 변호인은 "김정훈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다른 라임 관계자들이 함께 방문했어도 김 전 회장이 술값을 계산하는 경우 회장님이라고만 기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사건 당일 A씨의 카카오톡 기록을 보면 다른 관계자들이 유흥업소를 방문했던 걸로 보이는 기록이 있지만 영수증에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수증에 이름이 찍혀 있지 않지만 당일 다른 관계자들이 김 전 회장, 검사들과 함께 술자리에 동석해 술을 마신 것이 아니냐는 취지다. 또 김정훈의 사건 당일 택시 하차 기록을 제시하며 "A씨가 근무하던 유흥업소와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는 곳에서 내렸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A씨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카카오톡 기록은 포렌식에서 나온 거니 (본인이) 작성한 게 맞다"고 말했다.

또 A씨는 "김 전 회장과는 같은 업계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알게 됐다"며 "이모 변호사와는 최소 다섯 번 이상 유흥업소에 방문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 검사를 본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당시 현직 검사들이 방에 있었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김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옥중편지를 통해 그간 드러난 여당 정치인 위주의 로비 외에도 야당 정치인, 일부 검사 등에게 술접대를 한 적이 있다고 폭로한 이후 약 1년 만에 열린 정식 재판이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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