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사진)이 미납 벌금과 추징금 환수를 위해 공매에 넘어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을 낙찰받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회장은 앞서 201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이 소유했던 허브 농장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매입하기도 했다. '화제의 부동산'을 연달아 보유한 홍 회장은 2001년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도심형 아웃렛 매장의 원조 격인 마리오아울렛을 열어 크게 성공을 거둬 '한국 아웃렛 시장의 아버지'로 불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 7월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공매에 참여해 111억5600만원에 물건을 낙찰받았다. 이 주택은 이 전 대통령이 1978년 8월 매입해 구속 전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홍 회장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5년 12월 마리오아울렛은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허브빌리지'를 인수했다. 이 농장은 전재국 씨 소유였으나 검찰이 추징금 환수 차원에서 매물로 내놨고, 이를 마리오아울렛이 118억원에 사들였다. 홍 회장은 이어 2017년에는 박 전 대통령이 거주하던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충남 당진 출신인 홍 회장은 1980년 마리오상사를 설립해 1985년 '까르뜨니트'라는 패션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내놓으며 패션·유통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6일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111억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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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논현동 사저 매입으로 홍성열 회장(67)은 역대 대통령 당선지 중 두 곳의 소유자가 됐다. 예로부터 고관이 거주하는 집은 줄곧 명당으로 인정받아 왔고, 사저 역시 역대 대통령을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관심을 받았다. 홍 회장이 보유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는 각 대통령들이 당선 당시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지난 7월 홍 회장이 공매로 낙찰받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는 현대건설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직접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구속되기 직전까지도 거주했던 곳이다.
홍 회장이 보유한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역시 역사가 깊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결정이 나자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로 돌아왔다. 박 전 대통령은 1990년 7월 이 집을 사들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 당선될 때도 이 집에 살다가 이후 내곡동 사저를 매입해 이사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과의 부동산 거래는 홍 회장의 정치권과 인연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홍 회장은 "박 전 대통령 사돈의 팔촌과도 인연이 없다"며 "강남에 집이나 땅이 하나도 없어서 알아보던 중에 매물이 나온 것을 알게 됐고, 값이 싸게 나오고 위치가 좋아서 매입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회장의 '정치권 부동산'과의 인연은 2015년에 시작됐다. 마리오아울렛이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씨 소유의 경기도 연천군 허브 농장을 매입할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당시에도 홍 회장은 "치열한 유통업계 경쟁 속에서 조급하게 신규 출점을 결정하기보다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며 세간의 풍문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홍 회장이 현재 물건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향후 역사·문화적 재평가에 중심을 두고 투자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역대 대통령의 사저는 사용 가치, 토지 가치 이상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다"며 "아직은 우리가 현대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이 많지는 않지만 향후 화폐 가치, 경제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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