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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가슴 만지고 성희롱·칼에 찔리기도…” 환자 ‘갑질’에 멍드는 간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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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본 내용과 사진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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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이 성희롱 및 폭언 등 갑질을 하는 환자 때문에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간호사들이 서로의 고충을 나누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네티즌 A씨는 “환자가 밥맛이 없다고 식판을 엎어버리지를 않나, 나한테 ‘너희도 이거 먹어 보라’고 한다”며 “자동차 보험 환자인데, 심플인데(경미한 부상인데) 보험비 때문에 입원한 것 같다. 팔이 아프다더니 식판 던질 힘은 있나 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도 똑같은 병원 밥 먹는다. 심지어 밥도 못 먹고 데이(새벽부터 오후 3~4시까지 일하는 3교대 근무 방식) 4시에 퇴근했다”며 “그런데 밥맛 없게 만든다고 욕까지 들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나도 병원에 다닐 때 환자가 ‘이거 너나 X 먹어라’라며 반찬 던진 적 있다”고 말해 비슷한 경험이 있음을 털어놨다.

밥맛에 대한 불만이나 폭언을 하는 환자뿐만이 아니다. 성희롱도 비일비재 하다고.

세계일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신의 아내가 간호사라는 네티즌 C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내 말 들어보면, 할아버지 중에 정신 안 멀쩡한 척하면서 가슴을 만지는 성희롱도 다분하다고 하더라”며 분개했다.

그러자 간호사로 일하는 또 다른 네티즌들도 “나는 XXX이라는 말도 들어봤다”, “검사나 시술, 수술에 따라 속옷 탈의가 필요해서 ‘속옷 위 아래로 다 벗고 오셨죠?’라고 물어보면 ‘내려서 보여줄까’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간호사 D씨는 “나는 XXX, X같은 X이라는 소리도 들었다”며 “술 취한 환자한테 과도로 찔려도 봤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간호사 E씨는 “환자가 침도 뱉고 8시간 동안 거친 욕도 하고 성희롱도 했다”고 갑질이 만연한 현 상황을 전했다.

이같은 간호사들의 토로에 네티즌들은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힘들 텐데 정말 고생이다”, “환자가 자신 돌봐주는 간호사에 갑질을 왜 하나”, “간호사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하나도 없네” 등의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환자들의 갑질로부터 간호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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