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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워킹맘 "아이 점심 챙겨주러 가요"…학교 급식 파업에 속타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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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소속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는 오는 20일 돌봄·급식·교무행정·청소·학교스포츠 등 전 직종 파업에 나선다. 학비연대는 이번 파업에 2019년 7월 총파업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10.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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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따라 유치원, 초·중학교 등 급식에 공백이 생기면서 학부모들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파업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매번 본인들의 요구를 관철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맘카페 학교 급식 파업에 따른 고민 글 쇄도

20일 지역별 맘카페에는 '학교 급식실 파업으로 밥 고민'이라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직장인 엄마는 "이 파업이 제발 오늘로 끝나길 바란다"며 "점심 시간에 아이 밥을 챙겨주러 가려 한다"고 했다.

다른 맘카페 회원은 "점심으로 빵이랑 우유가 나오는데 애가 빵을 안 먹는다. 다행히 제가 일을 안하고 있어서 집에 오면 밥을 따로 챙겨주려 한다"고 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엄마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유치원생을 둔 한 엄마는 "(급식 파업으로)점심에 샌드위치와 음료수가 나온다고 하는데 아이가 전혀 안 먹는다. 도시락을 따로 싸주고 싶은데 (유치원으로부터)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매년 이렇게 파업할텐데 걱정이다. 일을 하고 있어서 데리고 올 수도 없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들이 '애들 밥 가지고 이러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하는데 할 말이없었다"고 했다.

급식 파업에 대한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누리꾼은 "애들 방학이 아닌 꼭 학기 중에 이렇게 파업을 해서 아이들을 볼모로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며 "파업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하지만 이런 행태는 지지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매년 급식 파업으로 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차라리 대기업의 급식 전문업체에 맡기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유치원, 초중고 급식·돌봄 교육공무직 노동자 파업

전체 유치원, 초·중학교, 특수학교 약 1만4800곳 중 6000여 곳의 급식·돌봄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동조합 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뭉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에 따르면 이날 전체 10만명의 교육공무직 중 40%인 4만명이 총파업에 참가한다.

공공운수노동조합 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조합원 1만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서울 민주노총 총파업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파업은 지난 14일 학비연대와 교육부·교육청과 막판 임금교섭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발생됐다.

학비연대 측은 △전 직종 기본급 9% 이상 인상 △근속수당 5만원 인상 및 근속수당 상한 폐지 △명절휴가비와 정기상여금 등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인 교육 당국은 △기본급 약 2만5000원 인상 △근속수당 1000원 인상 △맞춤형 복지비 5만원 인상안을 고수해 평행선을 달렸다.


"파업 시즌만 되면 아이들이 빵과 우유로 점심 떼우는 게 일상"

관련 노동자들의 파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는 퇴직연금 제도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총파업을 했다.

지난해 12월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우리 학교, 우리 아이들을 시도 때도 없는 떼쓰기 파업으로부터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때만 되면 파업, 파업, 파업, 아이들이 파업 시즌만 되면 빵과 우유로 점심을 때우는 게 일상이 됐다"며 "우리 학교, 우리 아이들을 시도 때도 없는 떼쓰기 파업으로부터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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