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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재명 "'초과이익 환수 조항' 건의 몰랐다"…'배임' 재차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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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권화순 기자, 김민우 기자, 안채원 기자] [the300][2021 국정감사]유동규 임명과정 "기억 안나"…野 "몰랐으면 무능…무책임 비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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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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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0일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야권의 배임 의혹 제기를 정면 반박했다. 당시 조항을 넣자는 직원의 건의가 있었으나 자신이 보고받지 않고 반려됐기 때문에 배임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개발 이익을 환수하지 못하도록 막은 게 국민의힘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초과이익 환수조항 도마에…李 "몰랐다" 野 "무능"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는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의뜰 협약 당시 초과이익 조항이 있었나'라는 강준현 민주당 의원 질의에 "애초부터 공모에도, 응모에도, 사업협약서에도 초과이익 환수조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당시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라 나빠지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고정이익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성남시 지침이고 이를 전제로 (사업자) 응모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부 협상 도중 공사의 하위 직원이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하자는 의견을 냈다가 도시공사 간부 선에서 채택이 안됐다는 건 언론 보고를 보고 알게 됐다"며 "그 문서는 저도 궁금한데 입수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은 누구냐', '지사님은 건의받은 적이 없나'라고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추궁하자 "재벌 회장이 계열사 대리가 제안한 게 있었단 걸 보고하는 경우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공무지침서에 해당 내용이 중도에 삭제됐다는 김 의원의 질의엔 "그런 얘기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사님은 배임을 피하기 위해 측근도 아니라는 유동규를 여기서 측근으로 만들고 있다. 유동규 차원에서 이 거절을 떠안으라고 지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몰랐다면 '한다면 이재명' 구호가 면구해지는 무능"이라고 꼬집었다.


野 "대장동 설계한 자=도둑" 李 "도둑질 시킨 자=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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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관련 피켓을 든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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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자가 도둑·죄인"이라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앞서 이틀 전 행전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이 지사가 '돈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누는 자=도둑'이라는 손팻말을 꺼내든 것을 비튼 것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임대 아파트 25% 등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데 (이 지사는) 그 부분을 다 포기했다"며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큰 도둑에게 다 넘겨주고 이거라도 어디냐는 자세로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대장동 개발로 인한 국민 손실이 1조원이 넘는다면서 "평소 억강부약을 강조한 이재명 지사는 강제 수용된 원주민과 바가지 분양을 한 입주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지사는 "설계한 사람이 범인이라고 했는데 공익 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하나은행이 최대 금액을 투자하고 왜 10억만 배당받았는지 등은 투자자에게 물어볼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의사결정을 한 것은 2015년은 미분양이 폭증할 때"라며 "부동산값 폭등을 예측하고 분양 사업해야 한다고 하는 건 당시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도둑질을 시킨 사람을 뭐라고 표현하나'라고 질의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질의엔 "제가 도둑질을 못하게 막던 사람"이라며 "민간개발을해서 민간업자들이 엄청난 이익을 취하도록 한 것이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이익이 사업자들 주머니로 들어가도록 설계한 주체'를 묻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도 "작게는 국민의힘, 크게는 성남시 공공환수는 제가, 민간 몫은 민간이 했다"고 밝혔다.


李, 유동규 임명과정 "기억 안 나"…심상정 "무책임하고 비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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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를 마친 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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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임명 과정은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주민들에게 '내 말이 곧 이재명 말'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이) 그런 정도 영향이 있으면 제가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이유로 자신의 측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유동규는 건설과 관련해서는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운전사로 일한 경력 두 달이 전부다. 임명 자격을 따져보니 맞는 게 없다"고도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도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을 임명했느냐'고 물었고, 이 지사는 "임명했는지, (임원 인사가) 제 권한인지 잘 모르겠다"며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한테 있는지 제가 지금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발언에) 책임질 수 있냐. 지금까지 그렇게 논란이 됐는데 내용도 확인을 안 했냐"며 "국감장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매우 무책임하고 비겁하게 느껴진다"고 질타했다.

여당은 국민의힘 공격에 집중하면서 이 지사 옹호에 앞장섰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2015년은 주택 가격이 반토막 난 상태다. 안 좋은 상황에서 사업하는 성남시 입장은 어땠겠나"라며 "지사님이 천공스님이나 침 놓는 그분 모셔놓고 조언을 받았으면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여야는 송석준 국민의힘이 꺼내든 양의 탈을 쓴 불독 인형과 김은혜 의원의 녹취록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원주민들의 녹취록을 틀었다가 증언의 효력이 없다는 여당 의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이 지사는 불독 인형과 관련해 "당시 민간개발을 그리 막아놓고 왜 공공개발을 안 했나, 백퍼센트 환수 안 했나, 하면서 정의의 사도처럼 말하는 걸 보니 '양두구육'은 국민의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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