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청 불가지만
어린이들 사이 인기 늘어
폭력 장면 모방 우려에
핼러윈 때 의상도 입지 못하도록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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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아이들이 자칫 따라할 경우 폭력적인 장면을 모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학교가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따라입기 금지령'을 내렸다.
24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캐슬 파크 초등학교는 이달 31일인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처럼 분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학교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을 본 사람들은 이 내용이 어린 학생들에게 절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학생들이 이 드라마를 볼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앞서 일부 학생이 운동장에서 드라마 속 놀이를 따라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이후 열린 학부모-교사 간담회에서 폭력적 장면을 담은 오징어 게임을 둘러싸고 우려가 제기됐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오징어 게임 속 놀이나 행동을 따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부모 지도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아이들이 폭력적인 장면에 노출되지 못하도록 16세 미만 학생에게는 시청을 금지했으며, 부모에게 자녀 지도를 당부했다. 또 학생들 사이에 여파가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가오는 핼러윈에도 오징어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은 입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학교 3곳에서 금지령이 나왔다. 뉴욕주의 페이엣빌-맨리어스 학교는 이번주 교장 명의로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징어 게임 의상이 "학교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의상과 관련된 잠재적 폭력적 메시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장은 학교 규정을 따라야 하며, 장난감 칼, 총, 광선검 등 무기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학교로 가져오면 안 된다"면서 "또 지나치게 무서운 복장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교에서는 오징어게임의 토론 자체를 금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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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CNN은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사로잡는 가운데 의사들은 부모에게 아이들이 보게 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드라마가 TV-MA(성인 관람가) 등급으로 17세 이하 청소년에겐 적합하지 않지만, 어린 청소년들이 시청한다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를 소개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아동정신연구소 의사들은 적어도 청소년기 후반까지는 부모와 함께 시청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 단체의 데이비드 앤더슨 학교·지역사회 프로그램 대표는 "폭력 수준이 대부분의 프로그램보다 끔찍하다"며 "400명이 넘는 참가자 중 오직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행해진 살인 축제"라고 지적했다.
연령에 따라 쇼와 영화의 등급을 매기는 비영리 단체 커먼센스미디어는 이 드라마의 폭력성 강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커먼센스미디어는 "등장인물들은 게임 기획자의 가학적인 즐거움을 위해 조직적으로 고문과 죽임을 당한다"며 "어른들은 성관계를 하고, 성폭력의 위험이 있다. 여성들은 머리채를 잡히고 구타를 당한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이 현 세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수 차례 제기돼 왔다.
미국 부모들로 구성된 미디어 감시단체인 부모 텔레비전·미디어 위원회(PTC)의 멜리사 헨슨 프로그램 국장은 이달 초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이라며 "넷플릭스에서 자녀 보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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